캄보디아의 학살자 폴 포트의 죽음으로 비극으로 점철된 캄보디아 현대사에서 가장 어둡고 진저리 나는 순간은 일단 그 막을 내렸지만 피와 눈물의 나라 캄보디아가 진정한 평화와 국민적 화해를 달성하기 위해 가야할 길은 아직도 멀고 험난하기만 하다.
프놈펜에 위치한 유엔 인권 센터의 로즈메리 맥크리리 국장은 "폴 포트의 죽음과 크메르 루주의몰락에도 불구하고 캄보디아 무장 세력들 사이에는 여전히 깊은 반목이 상존하고 있다"면서 지난7월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훈 센 정부가 중대한 정치적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훈 센 정부의 토벌 작전으로 크메르 루주는 몰락의 길을 걷고 있지만 지난 93년 유엔 중재로 실시된 총선을 거부한 이래 태국 국경 밀림 지대에 근거지를 마련, 게릴라전을 계속하고 있어 훈센 정권에 대해 여전히 직접적인 정치적·군사적 위협이 되어 왔다.
게다가 캄보디아 정부군은 북부 지역에서 노로돔 라나니드 전 제1총리를 지지하는 저항군과도 전투를 계속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서방 외교관들과 분석가들은 폴 포트의 죽음과 크메르 루주의 몰락이 과거의 '곪은 상처'를 치유하는 데에는 큰 도움이 되겠지만 오는 7월 실시될 예정인 총선을 비롯, 캄보디아의 가까운 미래에 큰 영향을 주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싱가포르에 있는 동남아시아연구소의 캄보디아 전문가 소르퐁 페오우 박사는 폴포트의 사망과 조만간 있을지도 모르는 크메르 루주의 해체가 일단은 현재 정권을 장악하고 있는 훈 센 총리의 입지를 강화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소르퐁 박사는 폴 포트의 죽음으로 캄보디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높아져 "훈 센이과거와 같이 노골적으로 반대파들을 탄압하는 일이 어려워지게 될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분석가들은 이와 함께 크메르 루주의 해체는 극단주의자와 중도파, 정부 관료등 3개 파벌로 구성돼 있는 집권 캄보디아 인민당의 분열을 초래해 훈 센 진영의 유혈 권력투쟁에 들어가는 결과를초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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