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삐삐양, 휴대폰군과 만나다

삐삐와 휴대폰은 의사소통에 있어서 물리적 공간을 크게 단축시켰다. 몇년전까지만해도 직장인등일부 계층만 소유했지만, 지금은 중·고생에까지 확대됐다. 삐삐양은 그 독특한 귀여운 모습으로자기보다 성능이 월등한 휴대폰군들과 미팅을 갖기로 했다. 이번에는 '공씨'성을 가진 남학생들이다. 약속장소에는 다섯명의 공씨 즉 공일일군부터 시작하여, 공일육, 공일칠, 공일팔, 공일구 순서대로 앉아있었다. 삐삐양들은 무선호출도 조건을 내세웠다. "우리들의 파트너기준은 느낌도 중요하지만, 내가 찾고 싶을때 즉시 연결이 되는 사랑을 더 좋아한다"고 종알거렸다. 맨앞에 앉아있던공일일군은 기다렸다는듯이 "저는 '마' 시도 때도 없이 통화가 됩니다"라고 말하자, 공일육군은 "나에게 연락만 하면 저의 일거수일투족이 눈에 보입니다"라고 자신을 선택해 줄 것을 바랬다. 그러자 가만히 듣고 있던 공일칠군은 "저는 지하철에도 짜장면을 시킬수 있을 정도로 통화가 잘됩니다"라고 의기양양하게 대답하자 옆에서 팔장을 끼고 있던 공일팔군은 피식웃으면서 '저는 한방으로 통합니다 단 한방'이라고 시원하게 대답했다. 마지막으로 공일구군은 '나와 파트너가 되시는분은 사랑으로 서로가 통 수 있고, 또 그 결실로 아기까지 낳고 싶습니다'라고 대답했다.요즘 휴대폰판매 광고경쟁이 치열하다. 삐삐와 휴대폰은 바쁜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때로는 불편을 넘어 인간의 사색과 자유로운 공간의 영역까지 침해하여, 인간을 규제하고통제하는 수단으로 되고 있다. 특히 공공장소에서의 소음은 또다른 형태의 공해로 다가오고 있다.편리가 만능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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