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토종 블랙코미디 조용한 가족

'토종 블랙코미디'를 표방하는 코믹잔혹극 '조용한 가족·〈사진〉'의 시사회가 지난 15일 대백예술극장에서 열렸다.

'코르셋' '접속'에 이은 명필름의 세번째 작품인 이 영화는 연극연출가 출신 김지운감독(34)의 데뷔작. 외딴 산장에서 뜻하지 않게 연속살인사건을 겪게 되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기성세대에 대한 조롱과 아웃사이더들의 주류질서에 대한 강박관념을 다뤘다. 살인이라는 참혹한 상황을무서운 비명이 아니라 긴장과 웃음이 넘치는, 코미디와 공포영화의 장르를 혼합한 새로운 영화다.정리해고당한 아버지때문에 장사라고는 한번도 해본적이 없는 일가족이 서울 근교 산기슭에 산장을 차린다. 가족은 손님을 목빠지게 기다리지만 개업 2주만에야 첫 손님이 찾아온다. 그러나 다음날 아침 이 손님은 시체로 발견되고 놀란 가족은 장사에 지장을 줄까봐 시체를 몰래 파묻는다.이렇게 산장의 시체숫자는 자꾸 불어나는데….

스타급 배우가 아니라 박인환, 나문희, 최민식, 송강호 등 연기파 배우들이 등장, 주류사회에서 밀려난 아웃사이더들의 독특한 캐릭터를 개성 넘치는 연기로 보여준다.

실업의 공포와 창업의 불안을 느끼는 현대 가족의 한 단면을 시니컬한 유머와 조롱으로 덧칠하고있는 이 영화는 그러나 사람의 고기를 먹는 내용의 대표적인 컬트영화 '델리카트슨 사람들'의 분위기와 흡사해 보는 재미를 다소 떨어뜨린다. (18일 개봉)

〈金英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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