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제실정수사 중간 점검

문민정부 경제실정에 대한 검찰 수사는 강경식(姜慶植) 전부총리와 김인호(金仁浩)전경제수석 등핵심 인물들이 대거 소환될 금주가 큰 고비가 될 전망이다.

검찰 수사는 환란(換亂)및 기아사태 수사, 종금사 인허가비리, PCS 사업자 선정비리등 세갈래로나뉘어 전방위로 진행되면서 벌써부터 정·관계및 재계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수사 상황과 전망을 점검해 본다.

환란 및 기아사태 수사

검찰은 수사의 초점을 직무유기죄 적용을 위한 '고의성' 입증 여부에 맞추고 강경식 전부총리와김인호전경제수석 등이 외환위기 대처과정에서 한국은행 등의 IMF지원건의를 묵살한 경위 규명에 주력하고 있다.

검찰은 한국은행 국제부와 옛 재경원 금융정책실 관계자들에 대한 기초조사를 바탕으로 이경식(李經植) 전한은총재와 윤진식(尹鎭植) 전청와대 조세금융비서관을 차례로 조사한데 이어 19일 김용태(金瑢泰) 전청와대비서실장을 소환했다.

검찰은 이 전총재로 부터 "강경식 전부총리가 작년 11월9일 이전에는 가급적 IMF구제금융 요청을 회피하려는 것 같았다"면서 "11월10일 김영삼(金泳三) 전대통령이 전화를 해와 IMF지원을 받아야 한다고 건의했으며 대통령도 납득하는 것 같았다"는 진술을 받아냈으며 이 전비서관으로부터 "작년 11월2일 대책회의 때 강 전부총리에게 외환위기상황을 김 전대통령에 보고할 것을 건의했으나 묵살당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은 김전비서실장을 상대로 외환위기를 감지한 시점과 강전부총리및 김전수석의 청와대 보고내용을 집중 조사, 김전대통령이 외환위기를 제때 보고받지 못해 환란에 적극 대비할 수 없었다는 결론을 얻어냈다.

검찰은 이같은 진술을 바탕으로 강전부총리, 김 전수석을 금주중 소환, 직무유기혐의에 대한 확인조사를 벌인다는 방침 아래 김전대통령에 대한 조사 시기및 방법을 저울질하고 있다.한편 외환위기와 관련,기아그룹 김선홍(金善弘) 전회장에 대해 검찰은 이미 지난해말부터 진행된내사를 통해 김전회장의 비자금 조성등 비리 혐의를 충분히 확인한 상태여서 향후 소환과 함께사법처리할 방침이나 비리에 연루된 다른 임·직원들의 사법처리 여부는 아직 확정짓지 못하고있다.

종금사 인허가 비리

검찰은 지난 15일 종금협회를 압수수색하고 주병국(朱炳國)협회장 등을 소환, 종금사 인허가 과정등에서의 협회및 개별 종금사의 로비 실상을 조사했으며 정희무(鄭熙武) 전한화종금 대표를 소환,한화종금이 2억여원을 비자금으로 조성해 옛재경원 금융정책실 간부등에게 정기적으로 금품을 전달한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또 지난 17일 항도와 한솔, 신세계 등 부산지역 3개 폐쇄 종금사 대표들을 극비 소환, 구여권 정치인들과 재경원 간부들과의 유착관계등을 집중 추궁,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종금사들이 CP 이중 발행을 통해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 로비자금을 사용했는지 여부도집중 조사중이다.

검찰은 지난 94년과 96년 종금사 인허가 결재 라인에 있어 출국금지된 홍재형(洪在馨)·나웅배(羅雄培) 전부총리,박재윤(朴在潤) 전청와대경제수석 등을 금주부터 잇따라 소환, 종금사들로부터의 금품수수등 유착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 PCS사업자 선정 비리

검찰은 지난 96년 PCS 사업 최종선정 업체인 LG텔레콤과 한솔PCS의 적격성 여부를 놓고 전방위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이석채(李錫采) 전장관등 정보통신부 공무원들과 이들 업체 임직원의 계좌추적과 함께LG텔레콤과 한솔PCS, 한솔제지 사무실등을 압수수색한데 이어 한솔그룹의 실질적 소유자인 이인희(李仁熙)고문등 한솔그룹 임원 4명 출금조치,구형우(具亨佑) 한솔그룹 총괄 부회장, 조동만(趙東晩) 한솔 PCS 부회장 소환, LG 텔레콤의 위장 계열사로 의혹받는 '미디아트'등 3개사 사장 소환등 정신없이 몰아치고 있다.

검찰은 LG텔레콤과 한솔PCS가 PCS 사업자 심사 신청 당시 적격 여부와 함께 이들 두 대기업의정·관계 로비 실체를 캐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어 향후 수사결과에 따라 큰 파장이 예상된다.그러나 이전장관이 귀국을 거부하고 있는 상태여서 검찰이 이전장관으로 하여금 직권을 남용케한 윗선의 배후를 캐낼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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