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곰의 겨울잠

곰은 뱀, 개구리등과 함께 겨울잠을 자는 대표적인 동물이다. 곰이 겨울잠을 자는 이유는 얼핏 추위를 피하기 위해서라고 생각되기 쉽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동물원에 있는 곰이 겨울잠을 자지 않는 것만 봐도 이를 알수 있다. 동물원의 곰은 겨울이 닥치더라도 원기 왕성하게 먹이를 먹으며 추운 지방의 동물원에 있는 곰조차 난방을 하지 않더라도 겨울잠을 자지 않는다.

일본의 생물학자가 다람쥐를 이용해 실험한 결과 피하지방이 동물의 겨울잠을 부르는 직접적인 원인임을 밝혀냈다. 즉, 피하지방이 어느 정도 두껍게 되면 중추신경이 자극을 받아서겨울잠에 들어가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봄, 여름, 가을에 잠을 자지않고 겨울에 잠을 자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을에 먹이를많이 먹어 피하지방을 두껍게 만듦으로써 겨울잠을 자는 까닭은 아무래도 생존 전략인 듯하다. 잡식성인 곰은 가을 중순경부터 산포도, 물고기, 벌레등 온갖 먹이를 닥치는대로 먹어둔다. 흉년에는 인가 근처까지 내려가서 먹이를 구하게 된다. 겨울에는 먹이감이 부족하기 때문인지 미리 많이 먹어서 겨울을 지내게 되는 것이다. 곰이 겨울잠을 자는 것이 추위를 피하기 때문은 아니더라도 겨울에는 식물의 열매가 없는데다 다른 동물들도 종적을 감춰버려먹이 부족에 시달리게 되므로 결국 추위와 전연 관련이 없는 것은 아닌 셈이다.겨울잠을 자는 곰에게는 혹독한 추위가 닥치게 된다. 곰은 이미 두꺼운 피하지방을 형성해놓아 추위를 막게 되며 먹이를 먹지 않더라도 에너지원이 충분하게 돼 긴긴 겨울을 너끈히견딘다. 추위가 유달리 심해 피하지방 소모가 다른 때보다 많을 수도 있고 봄이 늦게 찾아와 겨울이 길 수도 있으므로 피하지방이 축적되더라도 양이 충분해야 한다. 겨울기간 도중피하지방이 다 소모될 경우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얼어죽든가 체내에 영양소가 다 떨어져서굶어 죽는 불상사를 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만약 실험으로 겨울이 아닌 다른 계절에 곰에게 점진적으로 지방을 주사하여 충분히 지방이 체내에 쌓이면 겨울이 되기 전에라도 긴잠에 빠져들게 틀림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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