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IMF를 이긴 사람들 다시 섰다-(7)이벤트 진행자 석광중씨

'흥겨운 율동', '신나는 노래', '유머러스한 멘트'.

올해 계명대 경영학과를 수석졸업한 석광중씨(27·달성군 가창면). 그는 사람들에게 흥겨움을 주며 IMF를 이기고 있다. 직업은 이벤트 전문기획 C.I.C의 실장. 각종 모임과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것이 주된 일이다.

어린이날과 각 기업 및 단체의 야유회 등이 몰려있는 요즘 그는 몸이 열개라도 모자란다.경제한파로 행사규모가 대폭 축소되기는 했지만 자타가 공인하는 실력(?) 덕택에 짭짤한 수입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석씨의 마음 한구석에는 아직 미련이 남아 있다.

"수석졸업했다는 녀석이 번듯한 직장을 구하긴 커녕 '딴따라'짓이나 하고 다닌다"는 핀잔을들을땐 그의 가슴은 답답해진다.

지난해까지 석씨는 여느 졸업생들과 마찬가지로 대기업에 취직, 적성에 맞는 인사·교육분야에서 자신의 인생을 설계하는 사회생활을 꿈꾸었다.

레크리에이션 분야의 소질을 활용해 초·중·고생 여름캠프와 불우청소년캠프, 사회복지시설 봉사활동 에 열성을 보이면서도 한번도 학업을 등한시한 적은 없다.

석씨는 대학 재학중 4번의 과수석과 3번의 차석을 차지, 졸업때 단과대학 수석의 영광을 누렸다. 군제대 복학후 국제교육원 '잉글리시 하우스'에 등록, 영어실력을 쌓았고 비록 단기코스이긴 하지만 캐나다 어학연수도 다녀왔다.

그 결과 석씨는 두번의 고배끝에 지난해말 삼성자동차에 최종합격하는 영광을 안았지만 좀더 자기적성에 맞는 회사를 선택하고 싶어 입사를 포기했다. 기회는 또 있다고 생각했던 것."그런데 곧바로 IMF라는 놈이 들이닥쳤어요. 얼마나 후회했는지 몰라요"

'취업공황시대'에 들어선 올해 3월 대학재학때 아르바이트로 했던 레크리에이션 강사를 직업으로 삼았다.

"아직 더 나은 취직의 꿈을 완전히 포기하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상황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으니까 다른 길도 찾아봐야지요"

지금 석씨는 계명대 스포츠산업대학원으로 진학, 레저 및 레크리에이션 분야를 전공하고 있다. 기업들이 내놓은 신상품의 판매를 촉진하는 S.P(Sales Promotion)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것이 장래 희망.

"한 번의 기회는 지나갔지만 또다른 기회를 준비해야죠" 석씨는 오늘도 생활에 지친 사람들에게 웃음과 활력을 주며 꾸준히 내일을 준비하고 있다.

〈石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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