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란주범으로 강경식 전 부총리와 김인호 전 청와대경제수석이 곧 구속될 모양이다. 과연이들이 주범일까. 반응은 "글쎄"라는 쪽이 더많은 것 같다. 감사원이 이들을 환란의 주범으로 검찰에 고발하자 주한 미국상의회장은 "한국의 외환위기는 하버드대학에서 5년에 걸쳐연구해도 할수 있을까 말까 한 주제"라며 몇달만에 후딱 결론을 내린 감사원의 능력(?)에감탄을 금치 못했다.
여러 理論들
이렇게 주범단정이 머뭇거려지는 것은 우리경제의 위기가 총체적 요인에 의한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제기된 원인 분석을 보면 대체로 9가지나 된다.
첫째는 시스템위기론(MIT 크루그먼교수)이다. 개발시대에는 효율적이었던 박정희모델의 성공에 도취, 이모델을 너무 오래 가지고 있었다는 논리다. 경제시스템은 경제발전단계에 따라진화해 나가야 하는데( 電通총합연구소사장·福川伸二)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가령 30년대 미국의 공황을 구한 수요경제학의 케인즈류의 큰정부를 81년 레이건대통령이공급경제학류의 작은정부인 레이거노믹스로 극복하면서 오늘날 8년호황의 기틀을 닦은 것처럼 그렇게 했어야 했다는 논리다. 영국, 이스라엘등 경제위기를 극복한 모든 나라는 종래의시스템을 바꿈으로써 성공했다.
특히 93년 출발한 문민정부는 91년부터 시작된 미국의 성공을 보고도 시스템전환의 기회를놓친 것이다.
그다음이 관리실패론이다. 고비용저효율의 경제를 고치지 못한것도 원화가치를 필요이상 고평가하고 있다가 수출도 놓치고 과소비도 부른 정책실패도 모두 관리의 실패인 것이다.우리의 금융위기는 예측이 불가능 했다는 돌발론(하버드대 제프리 삭스교수)이 있기는 하지만 어떻든 금융위기관리가 결과적으로 잘못되었던 것도 관리의 실패인 것이다.그리고 개발성장기에는 성장의 기둥이었던 관료가 지금은 개혁의 걸림돌이 될 뿐이라는 관료망국론이다. 오죽했으면 돈 부시교수는 한국이 개혁에 성공하려면 관료들을 외국으로 추방해야 한다고 주장하기까지 했을까.
지식인 책임론도 일리있다. 비즈니스위크지가 보도한 것으로 한국경제가 몰락한 것은 정치인, 언론인, 경제학자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이들은 국론을 한곳으로 모으기보다는 양비·양시론으로 책임회피만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대기업들이 지분을 갖고 있는 기아를 엉뚱하게국민기업이라고 호도하지 않나 노동법이나 금융법등 개혁입법때 정치인들은 국가장래보다여론에만 편승하는 인기주의의 극치를 보여주었었다.
그리고 요즘 논란의 대상이 되는 아시아적가치가 위기의 요인이라는 문화론이다. 그리고 아시아의 위기는 신뢰의 위기라며 신뢰와 경제의 발전가능성을 설명하는 프랜시스후쿠야마의'신뢰'도 결국 문화론의 배경이다.
그외 90년까지는 인구의 25%만 자본주의였으나 지금은 90%가 자본주의를 하고 있어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는 경제 환경론(제프리 삭스교수)이나 음모론(캐나다 오타와대학 초스토프스키교수)이나 이번에도 어떻게 되겠지하는 불패의 관습 그리고 국민소득 1만달러 징크스론(中村正則)등이 있다.
드러나는 主犯
이렇게 보면 어느 것이 주요인이든 간에 누가 주범이어야 하는 가는 단박 알수있다. 음모론이나 환경론 그리고 단계론을 제외하고는 모두 최고책임자인 김영삼전대통령이 책임져야 할것들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필요한 것은 누구를 처벌해야 한다는 한풀이나 국민여론 진정용 희생양이 아니라 경제실패의 진짜 요인은 무엇이며 또 그것은 누가 잘못했는가를 밝혀내는 일이다. 그래야만 다시는 같은 실패가 되풀이 되지 않기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책실패에 법을 적용하는 무리보다는 청문회가 필요하고 그기에는 YS의 출석증언이 반드시있어야 한다. 그리고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환란처리가 정계개편에 이용하기 위한 것이거나 6·4지선을 겨냥한 선거용이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댓글 많은 뉴스
12년 간 가능했던 언어치료사 시험 불가 대법 판결…사이버대 학생들 어떡하나
[속보] 윤 대통령 "모든 게 제 불찰, 진심 어린 사과"
한동훈 "이재명 혐의 잡스럽지만, 영향 크다…생중계해야"
홍준표 "TK 행정통합 주민투표 요구…방해에 불과"
안동시민들 절박한 외침 "지역이 사라진다! 역사속으로 없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