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달 떴다 보름달이다/우리 같이 소원을 빌어보자/밀전병 같은 소원/달걀 노른자 같은소원/옥토끼는 이사 가고/전세방 줄여가고/우리 소원도 작아졌다/그래도 나는 좋다/달에게라도 빌어보니'('3백원의 행복'중 '달맞이')
이젠 '행복'이다. IMF가 휩쓸고 간 '사람의 거리'. 좌절과 분노, 외면과 동반자살. 온통 힘들고 또 힘든 얘기들뿐이다. 이제 들꽃 같이 소박한 우리 이웃들의 빛깔 고운 이야기를 들어보자.
IMF를 이겨내자는 '전투적' 서적들을 밀어내고 '행복한 이야기책'들이 서점가에 대거 나오고 있다. '행복수첩'(좋은 생각 펴냄) '3백원의 행복'(문예당 펴냄), '단팥빵속에 남겨둔 행복'(새앎출판사 펴냄)등.
밀린 급식비 2만3천원 때문에 책갈피란 책갈피는 다 뒤지고 다니는 엄마, 친구에게 또뽑기를 사주기 위해 3백원을 끝내 쓰지 않고 간직하는 9살짜리 아이, 유서를 준비하는 실직자의 삶의 성찰.…어두운 터널속에서도 빛을 담을 수 있는 자그마한 행복이야기들과 수필로채워져 있다.
'행복수첩'은 대여섯명이 전교생인 전라도 마암분교의 '섬진강 시인' 김용택교사가 모은 착한 사람들의 행복이야기들이다. 월간 '좋은 생각'에 실린 글중 1백편을 뽑아 묶었다. 가난을 화해와 사랑으로 이겨내는 가족들, 친구와 사제지간의 소담스럽고 정겨운 이야기들이담겨져 있다.
'3백원의 행복'은 시인 윤지원씨의 IMF극복기. 실직자 가정의 주부로 매일 적금 '깨고',자존심 '죽이는'일이 일상이 된 저자가 여기서 쓰러져서는 안된다며 몸부림치며 쓴 시, 수필, 편지를 묶었다.
'단팥빵속에 남겨둔 행복'은 재미작가 임경자씨의 수필집. 저자가 16년동안 이민생활에서겪은 이민자의 설움, 생활의 궁핍과 외로움등을 섬세한 필치로 그리고 있다. '그리고 영원히 절망은 없다고 나 자신에게, 나의 아이들에게, 친구들에게 이야기하여 주리라. 진실로절망은 없다고'라며 자신을 추스리고 있다.
IMF사태는 아이들에게도 예외도 아닌듯, 세계명작에서 아름다운 이야기만 뽑은 '마음을따뜻하게 해 주는 만화'(이의정 글, 윤정주 만화)도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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