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유권자 무관심 읽어야

6.4지방선거가 열흘도 남지 않았지만 유권자들의 반응은 후보들과 정치권의 과열현상과는대조적으로 매우 냉담하다는 것이다. 투표일까지 이같은 무관심이 지속된다면 2기 지방자치의 장래가 우려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토요일부터 실시된 합동연설회장엔 후보와 직접 관련이 있는 청중들 위주로만 연설을 듣고 있을 정도로 매우 한산했고 TV토론에 대한 관심도 매우 부진했다. 심지어 일부 선거구에선 청중들이 거의 없을 것으로 예측, 후보자들간의합의에 따라 이미 열기로 했던 합동연설을 취소하기도 했다.

선거중반에 유권자들의 무관심이 이러하다면 이번 선거의 투표율은 선거사상 최저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3년전 지방선거의 투표율 68.4%에 크게 밑돌 것은 확실하고 경우에 따라선50%선 안팎이 될 것이란 비관적 예상도 나오고 있다. 선거무관심이 예상대로 최저의 투표율을 가져올 경우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의원들은 선출되겠지만 지역민들 스스로가 이들의 대표성에도 관심이 없을 것이다. 이는 주민자치정신에 근본적으로 어긋날 뿐 아니라주민참여로 지역개발과 주민복지를 이룩해야할 지방자치가 힘을 잃게 될 것은 불보듯 뻔한일이다. 어렵게 성취한 지방자치의 후퇴는 말할 것도 없고 민주주의의 퇴행과 지방화시대의지연을 초래할 수 밖에 없다.

유권자의 냉담은 먹고 살기도 어려운 판에 선거에 신경쓸 여유가 있느냐는 정서가 가장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아울러 지방선거를 주도하는 정치권이 앞장서 지역할거를 부추기고정계개편의 주도권싸움으로 몰고가는 바람에 더욱 이번 선거의 관심도를 떨어뜨리고 있는상황이다. 지방민의 민생문제등 절박한 현안문제를 접어두고 후보간 비방과 흑색선전 등으로 상대방흠집내기에 주력하는가 하면 정당간의 주도권쟁탈을 위한 정쟁을 벌이고 있는데식상한 나머지 선거를 외면하는 것이다. 또한 실직과 부도등 사활의 기로에 선 유권자들을대하는 선거운동방법도 종래와 같이 치어걸 동원, 가벼운 로고송방송 등으로 일반화하는 것은 분위기에 맞지 않게 짜증나는 일이다.

이제 이같은 유권자의 무관심은 어떻게 하든 돌려놓아야 한다. 먼저 정치권과 후보가 유권자들과 아픔을 같이하는 지방선거가 되도록 태도를 바꾸어야 한다. 식상한 상대방 흠집내기등의 공격이나 중앙정치권의 대리전같은 정쟁은 그만둬야 할 것이다. 지방차원의 민생문제해결방안과 손에 잡히는 주민복지와 개발문제를 놓고 진지한 경쟁이 있어야 관심을 모을 수있다.

유권자도 훌륭한 지방자치단체의 대표를 뽑는 것이 경제살리기의 한 방법임을 깨닫고 선거에 적극 관심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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