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시 우수 벤처기업 30곳 선정

대구시는 올해 처음으로 50억원의 벤처자금을 지원할 지역 우수 벤처기업들을 최근 발표했다. 기술신용보증기금 기술평가센터의 평가를 거쳐 대구시벤처기업육성협의회를 통과한 '운좋은' 벤처기업은 모두 30곳. 기술력, 사업성, 경영능력에 걸친 다양한 평가에서 평균 60점이상을 받은, 말 그대로 가능성있는 모험기업들이다.

업종별로 소프트웨어분야가 9곳으로 가장 많았으며 △전기·전자 8곳 △기계 7곳 △자동차부품 2곳 △의료기기 1곳 △기타 3곳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은 시설자금 2억원과 운전자금 1억원을 연리 7%로 3~8년간 이용할 수 있다.

벤처는 첨단기술로 무장한 천재들만이 도전할 수 있는 특수 분야는 결코 아니다. 지극히 평범하고 단순한 분야에서 남다른 기술로 새롭게 도전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벤처맨이 될 수있다. 첨단 산업기기 제조업체도 있지만 시신보관용 냉장기, 음식물쓰레기처리기 개발업체등우리 생활주변에서 마주치는 문제를 해결하려는 업체들도 벤처기업에 선정됐다. 중요한 것은 기술과 도전정신일 뿐. 기술신용보증기금이 기술평가서를 통해 밝힌 이들 벤처기업의 숨은 기술과 사업계획을 살펴보고 이들 통해 지역기업들의 벤처 진출가능성을 점쳐보자.*신대동공업사

대표 이송필씨(43)는 4년간 3억5천여만원을 투자해 시신보관용 냉장기를 개발했다.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않고 시신 부패를 막을 수 있도록 고안됐는데 병원이나 장례식장에설치된 붙박이식 냉장고와는 달리 보관실을 단순조립식으로 만들었다.

이미 가정용 시신냉장기는 개발돼 있으나 신대동공업사는 보관실 재질을 스티로폼으로 대체, 경량화와 원가절감을 이뤄냈고 급속냉동기능을 추가해 사고현장 등 시신보존이 필수적인 상황에 적합하도록 했다. 국내 시장규모는 연간 20억여원으로 추산된다. 현재 농협 판매망을 통해 전국 1천50곳에 납품되고 있다.

*상아뉴메틱

중견기업이 신기술 개발을 통해 벤처로의 전환을 꾀한 경우. 대표 임경상씨(44)는 1년6개월간 5억4천만원을 들여 그간 수입품에 의존하던 공기압용 튜브연결장치를 국산품으로 대체하는데 성공했다. 현재 내수시장의 45%를 차지하고 있으며 매출액의 40%를 유럽, 동남아 수출에서 거두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 양산에 돌입, 지금까지 25억원이상의 매출을 달성했다.세계 시장규모는 5천5백억원 정도인데 공장자동화 확산에 따라 시장규모도 점차 커질 전망이다. 독일, 일본 경쟁업체에 비해 아직 지명도는 떨어지지만 가격 및 품질면에서 우위에 있다.

*현민기술연구소

연구개발비가 매출액 대비 6.9%에 이르는 전환형 벤처기업. 자동차 유압브레이크장치에 사용되는 프로포셔널 밸브(Proportional Valve)를 생산한다. 기존 일본 수입품을 국산으로 대체한 것. 대표 최태민씨(50)는 경북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오하이오대학 및 위스콘신대학에서 학위를 취득한 박사 창업자. 현재 생산 중인 제품은 대우 티코 및 마티즈승용차에 장착되고 있다. 지난 1월부터 1년 계획으로 4억3천만원을 투자, 신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할 예정. 올해 예상되는 시장규모는 10억원.

*우성산업사

자동차 및 산업용에 쓰이는 배터리 극판도장용 벨트를 제조하는 업체. 이 제품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소모성 부품으로 수입가가 2.5m에 1백달러 이상이다. 대표 우연규씨(38)는 지난 96년부터 약 2년간 2억8천여만원을 투자해 지난해 11월 기술개발에 성공했다. 생산기계조차 국내에서 만들지 못하기 때문에 자체 설계제작해 사용하고 있으며 이때문에 현재 1대의 생산기계로 월간 약 2천2백만원어치의 상품 밖에 만들지 못한다. 그러나 국내 최초로 개발한 품목이기 때문에 국내 관련업계로의 파급효과는 클 전망. 일본과 동남아국가들도 전량미국과 이탈리아 등지에서 수입하고 있기 때문에 장차 수출가능성도 높다.

*캐츠

기술로 승부를 거는 벤처기업의 모델격. 경영권자인 박종식씨(44)는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뒤 현재 경북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연구개발 중인 제품은 반도체소자분석기. 각종 전자장비에 쓰이는 반도체소자의 전기적 특성을 컴퓨터를 이용해 자동으로 측정, 분석하는 장비이다. 현재 미국 휴렛팩커드사와 텍트로닉스사에서 전량 수입하고 있는데캐츠는 오는 11월 산업용 반도체소자 분석기 개발을 완료한 뒤 상품화할 계획이다. 미국제품 수입가는 약 4천만원선인데 반해 캐츠 제품은 2천만원선에 시판할 예정이다. 국내 시장규모는 약 1백억원 정도이며 꾸준히 증가 추세에 있다.

〈金秀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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