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팔려나갈 중고염색기

중고 섬유기계 알선업체들이 수출하기 위해 대구시 북구 검단동 모섬유공장내에 수집해둔 중고염색기.

지역 중고 섬유기계 경쟁국에 헐값 수출

직기.연사기.염색기 등 부도 섬유업체의 섬유기계가 헐값으로 경쟁국가에 대량 수출됨에 따라 지역 섬유산업 기반이 급속히 붕괴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고 섬유기계 알선중개업체들에 따르면 IMF관리체제 이후 많은 지역 섬유업체들이 도산하자, 중국.동남아.인도.파키스탄.중남미 등지로부터 이들 부도업체의 섬유기계에 대한 수출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올들어 5월 현재까지 지역의 부도 섬유업체에서 수집돼 수출된 직기.연사기.염색기 등 중고섬유기계는 지난해 전체 수출물량과 비슷한 8천여대로 추산되고 있으며 이중에는 레피아 및에어제트 직기 등 고급 기종도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중고 섬유기계 수출을 알선하는 업체도 급격히 늘어나 지역에서 활동하는 등록무역업체만 선경.쌍용 등을 비롯 20여곳에 이르고 있으며 중간 알선업자도 1백여명이 활약하고 있다.

특히 부도 업체들중 상당수가 지난 95년이후 외화자금을 대출받아 일본 등 외산 고급직기를수입한 뒤 IMF사태로 인해 도산한 경우가 많아 수출되는 중고 섬유기계들은 거의 신제품과다름없다.

그러나 중고 섬유기계는 신제품 값의 5분의 1 내지 3분의 1수준의 헐값에 수출되고 있어 섬유산업기반 붕괴와 '국부(國富) 유출'의 우려가 함께 제기되고 있다. 일본산 에어제트 직기의 경우 신제품 수입가는 대당 5천만~6천만원에 달하고 있으나 국내서 수출되는 중고 에어제트 직기는 96.97년산은 2천만원, 94.95년산은 1천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는 실정이다.더욱이 중고 섬유기계 수출지역이 국제 섬유시장에서 지역 섬유업체들과 경쟁하는 국가가대부분이어서 섬유산업 기반붕괴에 이어 섬유 수출에까지 타격을 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그러나 대구시와 지역 섬유관련 단체들은 지역에서 수출되는 중고직기의 거래규모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중고 섬유기계 알선업체의 한 관계자는 "수출되는 중고 섬유기계중 에어제트 직기 등 고급 직기가 더 많다"며 "바이어들이 낡은 기종은 쳐다보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