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회창씨 새정치세력 구축 역설

한나라당 이회창명예총재가 '새 정치세력' 구축을 역설하고 나선 것은 6·4 지방선거 이후전개될 정계개편에 대한 적극적 대응의지 표명과 정치적 재기를 위한 활로 모색 등 다목적포석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명예총재는 이날 "인위적 정계개편으로는 더 큰 정치적 혼란만을 야기할 것"이라며여권의 정계개편 추진방식에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의원 빼내가기를 통한 정계개편은 계파 보스를 중심으로 한 세(勢) 불리기에 불과할 뿐, 이념과 노선, 정체성을 근거로 한 진정한 정계개편은 아니라는 얘기다.

이런 맥락에서, 그가 '보스, 지역중심의 3김 정치'에 반대하는 '새 정치세력'구축 필요성을역설한 것은 여권이 시동을 걸면 불가피하게 전개될 정계개편 과정에서 '반(反) 3김'에 동조하는 세력을 규합하겠다는 뜻이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그가 이날 여당인 국민회의와 자민련을 지칭하며 "경직된 지역감정과 보스주의에 기반하는정당이므로 새 정치세력으로 거듭 태어날 수 없는 원천적 한계를 지니고 있다"고 확실히 선을 긋고 나선 것이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한나라당에 대한 비판도 이같은 생각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수권능력이 있는 '대안(代案) 정당'이 되기 위해서는 한나라당이 소영웅주의적 파벌에서 벗어나고, 시민적연대 정당으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한 대목이 바로 그것이다.

이는 또 선거직후 당권(黨權)을 둘러싼 파쟁이 달아오를 경우 그 파쟁의 한 축인 이명예총재가 '피아(彼我)'를 '반 3김'이라는 잣대로 구분해 나갈 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결국 그는 '반 3김 전선'의 지도자로 자신을 자리매김함으로써 정치적 재기를 위한 활로(活路)를 모색하고 있는 셈이다.

그가 뒤늦게 지난해의 대선패배에 대해 "국민통합 세력, 법치주의 세력, 21세기미래지향적세력이 각각 지역할거주의 세력, 전근대적 정경유착세력, 전근대적인 파당정치 세력에게 패배한 것"이라고 '독특한' 평가를 내린 것은 눈여겨 볼 대목이다.

현 정권이 호남지역 편중인사와 독선적인 국정운영, 경제실정(失政) 등으로 점차 민심이반을초래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그 가 구축할 '새 정치세력'의 성격을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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