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기대되는 판문점 대화 재개

군사정전위원회의 기능이 마비된지 7년만에 유엔군 사령부와 북한군이 판문점에서 장성급대화를 재개키로 한 것은 휴전선의 긴장완화를 위해 일단 기대감을 갖게한다. 아직 이같은대화기구의 성사를 위한 실무협의가 진행중이어서 구체적 성격은 드러나지 않고 있으나 군사정전위 기능의 일부를 복원하게 될것으로 보인다. 북측이 이 대화기구와 관련 어떤 무리한 요구를 해올지 알 수 없으나 판문점에서 장성급 대화가 이뤄진다면 남북간의 불필요한군사적 갈등의 해소에 도움이 될 것만은 분명하다.

이번 장성급 대화기구는 91년 유엔군사 수석대표를 한국군 장성이 맡게되자 이전부터 남북문제의 대화에 한국을 배제하려했던 북한이 이를 거부했던 사실에 비추어 여러가지 추측을가능케한다. 그동안 북한은 갖가지 방법으로 군사정전위를 무력화시키고 북미장성급 대화를요구해왔고 미국 또한 94년의 휴전선 헬기사건이후 우리에게 이를 수용토록 설득했던 바도있다. 그러나 우리 정부의 반대로 이를 성사시키지 못하다가 새 정부들어 한국군 참여의 형태로 이같은 진전을 이룬 것이다. 이것은 우리 정부의 대북(對北)정책 변화와 북한의 태도변화추이를 가늠케하는 것으로 남북문제 해결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하겠다.

대화기구가 작동되면 유엔군사측에서 미군과 한국군이 함께 북한군 대표와 만나 남북간의군사적 긴장요인과 마찰등을 대화로 풀어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바람직하다. 특히 이대화기구의 발족으로 그효과를 보게될 가능성이 있는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판문점통과 방북은 남북교류와 평화정착을 위한 첫 성과로 기대할수도 있을 것이다. 대화로 군사적 마찰을 풀고 그것이 판문점등의 국내 지역을 통한 경제와 문화, 스포츠등의 교류를 활성화 시키는데 기여한다면 남북문제해결에 청신호로 받아들여질수도 있다.

그러나 아직도 적화통일의 야욕을 근본적으로 포기하지 않고 우리를 제외시킨 북미간의 직접대화로 남북문제를 풀어가려는 북측의 태도에 비추어 무턱대고 긍정적 기대만할수는 없다. 실무협상중인 장성급 대화가 궁극적으로 북미대화를 위한 기회로만 이용될 가능성을 경계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대화기구의 의제도 4자회회담이나 남북 양자회담의 결정의 전제없이는 정전협정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게해야 할것이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