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연극배우 상소문

"연극배우와 결혼을? 절대 안돼!"

"돈도 잘 안 벌리는 연극은 왜 해요?"

"연극보로 극장가기가 힘들고 귀찮아요. 초대권이나 있으면 갈까?"

필자는 인간이기 이전에 연극을 하는 연고로 결혼하기도 무척 어려웠다. 연극을 그저 좋아서 한다면 그건 아마추어일 뿐이다. 연극이 천직이면 연극으로 밥벌이를 해야 한다. 프랑스화가 밀레가 그림으로 연명했듯이 말이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나라에서 연극은 직업일 수없다는 사실이다. 오직 몇몇 관공서에서 지원해주는 시립극단이나 국립극단을 빼놓고는….텔레비전, 영화가 있지만 아직도 지구촌에는 연극이 활발하다. 그 중에서도 미국, 영국, 독일, 러시아, 불란스 등은 연극이 곧 그들문화의 대변인 구실을 한다. 런던에서 택시운전사가내 직업이 배우, 그것도 연극을 주로하는 연극배우라고 하자 뒤를 돌아보고 경의를 표하는것이었다. 하긴 TV나 영화는 안좋으면 계속 수십번 수백번 다시 찍을 수 있지만 연극은 며칠을 공연하더라도 매회 단한번(!) 보여주는 예술이다. 그래서 연극인은 가난하다. 연극배우는 '스타'가 아니라 '연기자'인 것이다. 스타는 떨어질 수 있지만 연극배우는 죽는 날까지연기를 할 수 있다. 러시아에서 아흔살이 넘은 배우의 명연기를 본 적도 있다. 분명 연극은오락이 아니라 진지한 예술이다. 그래서 외국에선 연극배우를 천직으로 할 수 있게 제도화되어 있다. 우리도 그럴 날이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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