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이번 방미는 어느 때보다 양국간의 우호적인 분위기속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번 방미의 최대목표는 김대통령도 말했듯이 경제지원 요청이다. 이에 비해 미국은 냉정한편이다. 김대통령의 민주화투쟁과 경제재건 문제는 별개라는 것. 그래서 이번 방미가 양국간에 있어 곤혹스런 면도 없지 않은 셈이다.
김대통령은 이번에 "도와 달라"고 호소하는 것 이외 다른 방도가 없는 표정이다.다만 이번 방미기간중 어렵겠지만 최소한의 자존심은 지켜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런데김대통령은 미국도착부터 개발독재로 대별되는 '아시아적 가치'를 아시아의 경제위기 원인으로 규정하면서 맹렬히 비난했다.
솔직히 우리나라의 경우만 해도 50, 60년대 남북대치상황에서 궁핍한 나라로서는 별다른 대안이 없었다는 견해가 많다. 실제로 지난 30년동안 아시아는 4룡이니 5룡이니 하면서 기적같은 고도성장을 해왔고 지금은 형편이 나빠졌지만 그래도 현재 부(富)의 기반이 되었다.'아시아적 가치'는 좋은 면과 나쁜 면이 있다. 문제는 개발독재의 구조적 한계를 재빨리 파악하고 고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한때의 엄연한 역사를 부정하는 김대통령의 자세는 아시아인으로서는 다소 서운한 일이다. 아시아의 경제침몰이 아시아자체의 문제에도 기인하지만 서방선진국들의 금융횡포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지 않은가.'아시아적 가치'에 대한 김대통령의 힐난에는 박정희(朴正熙)전대통령과 개발독재에 저항해 온 자신의 정치인생을 옹호하려는 측면도 배제할 수 없다. 역사를 당대에 무리하게 해석해서는 오래가지 못한다.
아시아국가들에 대한 비판은 좋지만 매도는 옳지 않다. 오히려 미국을 향해 아시아가 무너지면 미국도 무관할 수 없다는 경고도 한마디 해주었으면 한다. 아쉽게도 이 대목이 무시되고 있는 듯하다. 방미의 하이라이트인 상하 양원합동회의 연설에서 영어로서 친근감을 주는것도 중요하지만 타국 국가원수들의 관례에 따라 한국어로 말해야 한다는 지적도 공감이 간다. 〈李憲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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