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대통령 방미 경제외교 성과

미국을 국빈방문중인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11일로 사실상의 공식일정을 모두 마무리지었다.

김대통령은 이번 방미기간중 대규모 외자를 유치하고 미국의 금융지원 약속을 받아내는 등경제부문에서 상당한 수확을 거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수출입은행이 20억달러의 신디케이트론을 들여오기로 한 것이나 미국 수출입은행이 20억달러의 중·장기 무역금융차관을 제공하기로 한 것 등 김대통령의 방미는 외화조달이라는 실질적인 성과 이외에 미국의 적극적인 대한(對韓) 경제지원 약속을 이끌어내 향후 대외신인도 회복에 큰 기여를 하게 됐다.

김대통령은 이번 미국방문에 대한 경제적 성과와 관련,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한국이 경제개혁을 올바르게 하고 있다고 인정하고 미국이 할 수 있는 한 모든 협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면서 "한국이 지향하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도 높이 평가받았다"고 밝혔다.△신규 외화조달=수출입은행은 미국의 JP모건사 등 2개 금융기관을 주간사로 모두 20억달러의 협조융자(신디케이트론)를 빠르면 8월중 들여 오기로 합의했다.

수출입은행은 이 자금으로 수출금융 지원 및 구조조정 자금으로 활용하게 된다.대한생명은 민간부문으로서는 최초로 뉴욕 메트라이프생명보험으로부터 지분 50% 양도를조건으로 10억달러를 들여오기로 최종 합의했다.

이와 함께 재미 사업가인 김종훈(金鍾勳) 전 유리시스템 대표가 2억달러를 조흥은행에 투자하기로 김 대통령과의 만찬석상에서 밝히는 등 이번 방미를 통해 1백억달러가량의외자를 유치하는데 성공하거나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지원 약속=클린턴 대통령은 서방선진 7개국(G-7) 등 13개국의 국제통화기금(IMF) 프로그램에 따른 2선지원금 80억달러를 제공하는 대신 한국에 대한 금융지원이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지원해 주겠다고 밝혔다.

즉 현재로서는 한국이 외환위기를 어느 정도 극복해 2선지원금이 필요하지 않지만 향후 국제금융시장 동요로 외환위기가 재발되는 경우 언제든지 자금을 지원할 용의가 있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투자확대=한·미양국은 투자협정을 체결했으며 미국 해외투자공사(OPIC) 투자보증 재개등을 통해 오는 8월 미국측이 대규모 투자유치단을 한국에 파견하기로 하는 등 미국의 대한투자 확대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구축했다.

△경제부문 방미 성과에 따른 기대효과=김대통령은 이번 방미기간중 신규외화조달 문제를해결한 것은 물론 향후 투자확대가 이루어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등 우리나라의 대외신인도 회복에 상당한 기여를 한 것으로 분석된다.

수출입은행의 20억달러 차입은 수출입금융에 활용돼 수출업체의 수출경쟁력을 강화하는 데도움이 되며 미국 수출입은행의 무역금융차관 제공 역시 국내 수출증대에 청신호가 될 전망이다.

금융지원 약속은 향후 국내 투자를 희망하는 외국 투자자들에게 대외신인도 개선 효과를 주어 종전보다 비교적 마음놓고 투자를 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특히 현재 금융기관 및 기업이 진행중인 50억~60억달러 규모의 해외차입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데도 큰 몫을 할 전망이다.

〈워싱턴·李憲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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