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민선 지자체 3년.경북지사 살림 어떻게 꾸렸나-이의근지사

민선 첫 경북지사의 임기가 앞으로 5일 남았다. 지난 3년을 정리해 본다.

▨전반적 평가=이의근 지사 본인은 물론 경북도청의 입장은 "잘 해냈다"는 것이다. 선거에서 재선된 것이 그 증거로 제시되기도 하고, 14가지나 되는 전국 최우수상 수상, 15가지 분야에서의 우수상 수상이 이를 입증한다.

그러나 역사의 발전이 과거에 대한 냉철한 정리와 반성에서 출발할 수 있음을 환기한다면,정치적 관점에서가 아닌 도민 중심의 관점에서, 단기적이 아닌 장기적 시각에서, 어느 지사개인이 아닌 후손까지 생각하는 관점에서 냉철히 반추되는 평가가 필수 불가결할 것이다.그러나 이런 작업은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 것 같지 않다.

▨3년의 총괄=지난 3년이라는 첫 임기는 어느 시장·지사, 어느 군수·구청장에 큰 차이 없이 '새로운 장기 계획'을 세우는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경북도도 96년부터 10년간 실천할 '21세기 신경북 비전'이라는 중기 계획을 입안했다. 무려 46조6천1백80억원이나 투입해 6대 비전, 4대 권역별 개발, 13대 중점 프로젝트 완성 등을 한다는 것이골자.

그 중 도립 전문대 설립, 국학진흥원 설립, 포항 신항만 건설 등 2백여건이 실천에 옮겨지고있다.

▨구체적 업무 결과=경북도는 지난 3년간 엄청나게 많은 일을 한 것으로 자체 평가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경제 진흥을 위해 중소기업 자금을 지원하거나 상환 연장하고, 해외시장을개척했으며, 영남권 복합화물 터미널 건설에 착수했다. 취업·실업·귀농 문제에도 많은 정력을 쏟았고, 대학과의 연계 활동도 강화했다.

사회 기반시설 확충을 위해서는 동서4축·남북4축의 간선도로망 구축을 시작했고, 항공로확충, 대구지하철 경산 연장, 동해중부선 철로 건설, 영일신항만 건설, 북부권 개발 촉진지구지정 및 개발 착수, 폐광지구 지정, 경산 학원도시 조성, 구미4공단을 포함한 공단 건설 추진 등이 이뤄졌거나 진행 중이다.

농수산업 분야에선 농어촌 발전 10개년 계획 수립 및 추진, 8개 전문 시험장 설립 등 영농과학화, 도매시장 증설 등을 통한 새 유통체계 건설이 업적으로 정리됐다. 문화분야에서는문화엑스포 개최 확정, 국학진흥원 설립 등등이, 체육분야에선 17개에 이르는 체육관·운동장 건설 등이, 그외 환경·복지·국제 분야에서도 이런저런 사업들이 추진됐다.▨어떻게 볼 것인가=물론 많은 업적이 이뤄졌을 것이다. 그러나 위에 나열된 것 중 일부는어느 지사든 하지 않을 수 없는 것들이다. 또 더 많은 부분은 사실상 경북도 사업이 아닌중앙정부 사업이기도 하다.

나아가 경북도가 자체 사업을 하는 자금도 사실은 거의가 중앙정부 돈이다. 나름대로의 세금 수입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갖가지 의무적 지출을 빼면 연간 8천5백억원에 달하는 돈을얻어오지 않고서는 일을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경북지사가 해야 할 가장 큰 업무 중 하나는 중앙정부를 잘 이해시키고 설득하는일일 것이다. 이지사는 이 부분에선 많은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아쉬움=지난 3년의 첫 민선 시기에 경북도는 도청답게 굵직굵직한 건설사업을 하지 못하고 '주민숙원 사업' 비슷한 작은사업에 너무 많은 돈을 썼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재정 운용의 집중성이 떨어진다는 것. 도의원의 지역구 사업 따가기 등 여러 요인도 있었겠지만, 선거를 지나치게 의식한 때문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는 이런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못할 것이다.그렇게 되면 도청이 하는 일과 시군청 일에 차이가 없어져, 결국은 도청이 해야 할 큰 사업은 텅 비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朴鍾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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