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만 하면 듣지 않지만 몸으로 먼저 실천하면 따라 배운다지 않습니까. 우리가 솔선수범하니까 대학생들도 따르더라구요"
매월 둘째, 넷째 금요일마다 학교안을 돌면서 쓰레기를 줍고 게시물을 정리할 뿐 아니라 지저분해진 게시판에 페인트칠까지 하는 경북대 명예학생 봉사부원들.
모두들 현업에서 은퇴한 할머니, 할아버지들이지만 이들의 환한 얼굴에서 세월의 무게를 느끼기 어렵다.
학생으로, 봉사부원으로 어느 젊은이 못지 않게 활기찬 삶을 살기 때문일까.
봉사를 시작한 것은 지난 96년.
현재 부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재호씨(61)의 제안이었다.
"명예학생은 수업료를 면제받습니다. 늘그막에 손자뻘 되는 대학생들과 같이 공부하도록 배려해준 것이 너무 고마워 학교에 도움이 될 만한 일을 찾다 청소봉사를 생각하게 됐습니다"처음에는 노인네들이 뭐하러 보따리를 들고 다니며 티를 내느냐 식의 시선도 받았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환경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부쩍 커진 것.
올해 72세인 오인호씨는 "처음에 도서관 앞에서만 담배꽁초를 한가마니씩 주웠는데 이젠 절반으로 줄었다"며 "늙은이들이 땀을 흘리며 청소하는 걸 보면 철없는 학생들이라도 뭔가 느끼지 않겠느냐"고 말한다.
최임선씨(54)는 "학생도 학생이지만 봉사하는 기쁨에 피곤함은 사라지고 기분이 상쾌해지기때문에 내 뜻대로 몸을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 봉사하고 싶다" 고 말하며 미소짓는다.새로운 일을 시작하기에 너무 늦은 나이란 없다는 것이 봉사부원들의 생각.
봉사의 이론적 기틀을 다지기 위해 부원중 8명이 경북대 자원봉사과에 재입학했다. 무턱대고 시작한 봉사지만 학생들과 토론하고 공부하는 중에 '무엇이 진정한 자원봉사' 인지를 깨닫기 시작했다고.
지난해부터 부원 전부가 대구환경운동연합에 가입, 지역 환경운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이삼봉씨(68)는 "앞으로 매월 팔공산 환경보호운동을 전개하는 등 학교라는 울타리에서 벗어난 봉사활동을 펼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金嘉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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