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클린턴 방중-무엇을 남겼나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8박9일간에 걸친 중국방문 드라마가 그 성과에 대한 미-중 양국정부의 긍정적인 자평 속에 종장으로 접어들었다.

클린턴 대통령은 27일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28일 베이징(北京) 최고의 충원먼(崇文門)교회당 방문 및 예배, 29일 베이징대학 연설로 일단 주요 일정을 마쳤다.두나라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쌍무관계 및 주요 국제문제 외에 아시아와 전세계경제문제,경제무역 교류·협력문제, 에너지·환경문제, 법률 교류·협력문제, 세계안보 및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 문제, 인권문제 등을 논의했다.

중국은 클린턴 대통령과 장쩌민 주석이 인권문제를 놓고 토론을 벌인 공동기자회견은 물론인권보장과 자유확대를 강조한 클린턴 대통령의 베이징대 연설을 TV로 생중계, 이 문제에대해 전에 비해 훨씬 여유있는 태도를 보였다.

양국은 클린턴 대통령이 베이징에 머무는 동안 '핵기술 평화이용 협력협정'에 서명하고 총31억2천만달러에 이르는 7건의 구매계약서 및 합의서에 서명, 미국에 경제적 실리를 안겨주었다.

클린턴 대통령과 장주석은 정상회담을 통해, 상징적인 의미가 강한 전략핵무기의 상호 불겨냥에 합의했으며 21세기의 건설적 전략 동반관계 수립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계속 매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들은 또 화학품 수출의 통제 강화와 '미사일 및 그 기술통제 제도' 문제의 계속 논의에합의하는 한편 경제 및 금융 부문의 전략적 대화를 강화,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의 양호한 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적극 이바지하기로 했다.

중국이 대 미국 관계에서 가장 민감하게 생각하고 있는 타이완(臺灣)문제와 관련, 중국은 미국의 대 타이완 무기판매의 중단을 요구했으며 미국은 타이완에 판매되는 무기가 순수한 방어용이라면서 '하나의 중국' 정책을 재확인해 주었다.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문제는 양측의 적극적인 요구와 반응으로 다소간의 진전이이뤄지기는 했으나 향후 가입 일정표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클린턴 대통령은 25일 저녁 산시성(陝西)성 수도인 고도 시안(西安)에 도착, 중국 땅에 첫발을 내딛은 이후 공동기자회견과 베이징대학 연설을 통해 중국의 인권문제를 거론했으나 장주석은 예의 내정간섭 불가론과 서로 다른 체제 및 가치관을 내세워 여유 있는 자세로 대응했다.

그는 이어 정상회담을 마친 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는 "나와 미국 국민은 지금도 (89년 6월4일의) 무력 사용과 생명의 비극적인 희생을 잘못된 일로 믿고 있다"고 공격, 장 주석과논쟁을 벌였으며 베이징대학 연설에서는 "인권이란 생득권(生得權)"임을 주장하기도 했다.9년 4개월만에 처음으로 이뤄진 미국 대통령의 이번 중국 방문을 계기로 양국은 여러 분야에서 견해를 달리하고 있지만 최소한 서로간의 동반관계가 필요하다는 큰원칙을 재확인함으로써 향후 관계발전을 위한 또하나의 징검다리를 놓은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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