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 최악의 경제불황속에서 실시된 일본 참의원선거에서 집권 자민당이 예상밖으로 참패를면치못한 것은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 내각과 자민당의 경제 실정에 대해 유권자들이준엄한 심판을 내린 결과로 풀이된다.
각종 처방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않고 있는 경제침체와 전후 최고조에 달한 완전실업률, 금융시스템 불안 등으로 경제가 갈수록 최악의 국면속으로 빠져들고 있는가운데 일본 국민들이 과감하게 집권당에 반기를 들고 나선 것이다.
특히 이같은 경제난은 하시모토 총리가 지난해 4월 향후 경제전망을 잘못 판단, 소비세와의료보험료율을 높이는 등의 정책상의 실책에서 기인하는 소위 '정책불황''하시모토 불황'으로 현 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극도의 불만이 이번 선거 결과에 그대로 나타났다.한때 국민들로부터 개혁의 기수로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던 하시모토 총리는 지난해 9월개각때 록히드사건 유죄확정자를 입각시키려다 파동을 빚은 이후 본격적인 경제난이 겹치면서 지지율이 급락, '3월 위기설'과 '6월 위기설' 등이 꼬리를 무는 등 사실 위기의 연속이었다.
국민들 사이의 저변에 흐르는 하시모토 총리에 대한 이같은 불만을 감안할 때 자민당의 이번 참패는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자민당은 물론 언론, 전문가들은 자민당이 적어도 현 의석 수준 이상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의심치않았으며, 참패를 내다본관측은 별로 없었다.
자민당은 그동안 경제회복을 위해 16조엔에 달하는 종합경제대책을 발표하고 부실채권 처리를 위한 금융재생토털플랜 등의 다각적인 대책을 내놓는 등 나름대로 경제회생을 위해 전력을 경주했으나 이번 선거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낙관한 측면이 적지 않다.
자민당은 지난해말부터 실시된 중의원 보궐선거에서 탄탄한 조직기반을 토대로 6연승을 거둠으로써 경제실정에 대한 비난에도 불구하고 이번 선거에서도 무난하게 현 의석수는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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