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장바구니 쇼핑 환경 살린다

화려한 쇼핑 분위기에 각종 고급제품이 즐비한 백화점과 대형할인점. 요즘같이 IMF로 가계가 쪼들리는 상황에서도 주부 고객들의 발길이 여전하다. 최근에는 충동구매가 많이 사라지고 알뜰하게 물품을 구입하는 경향이지만 장바구니를 든 주부들이 거의 없다는 점은 변함이없다. 유통업체측에서 고급비닐쇼핑봉투(하이덴백)와 종이봉투등을 제공, 장바구니를 들고갈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쇼핑봉투는 대형유통업체외에도 동네 슈퍼마켓에까지 널리 구비돼있으며 재래시장에도 장바구니를 들고 다니는 주부들의 모습을 보기 힘든 실정이다.고급비닐쇼핑봉투는 성분중 난분해성물질이 포함돼 쓰레기로 매립됐을 경우 토양오염의 원인이 되는등 환경 관리에 걸림돌이 되고 있으며 외국에서 전량을 수입, 외화를 낭비하는 문제점도 안고 있다. 쇼핑봉투를 포함한 포장 쓰레기는 생활 쓰레기의 34%를 차지할 정도로많으며 주로 1회용으로 사용돼 발생량을 줄이는 것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대구시민단체협의회(이하 쓰시협)는 쇼핑봉투 사용을 줄이고 장바구니 이용을 권장하는 '쇼핑봉투 보증금제도'를 추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쇼핑봉투 보증금제'는 장바구니를 이용함으로써 고급비닐쇼핑봉투 이용을 억제, 환경을 살리고 백화점과 대형 할인점의 봉투 제작비용을 절감, 물건 값 할인 형태로 고객에게 되돌려주는 제도. 즉, 유통업체에서 무상으로 제공되고 있는 쇼핑봉투를 새 것은 한 장에 50원, 헌것은 20원에 판매함으로써 사용을 줄이도록 유도하는 것이다.이에 대해 유통업체측은 쇼핑봉투 제작비용이 만만찮아 고객들이 장바구니를 들고 오길 내심 바라고 있지만 자칫 매상이떨어질까 쇼핑봉투 제공을 그만둘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유통업체들이 모두 쇼핑봉투를 무상으로 제공하지 않기로 합의할 경우 이에 따른다는 입장이고 대구시도 쓰시협의 움직임을 반기고 있다. 이와 관련, 올 하반기에 유통업체측에서 쇼핑봉투를 무상제공하지 못하도록 관계 법령도 개정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쓰시협은 대형 유통업체 고객 1백50명을 대상으로 비닐봉투 사용및 장바구니 이용실태에 대한 설문조사를 벌였다. 이 결과 조사대상자의 70%가 장바구니를 거의 이용하지 않고있으며 16%만이 자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바구니를 이용하지 않는 이유는 장을볼 때마다 챙기지 못한다는 경우가 48%, 비닐봉투에 담아주기 때문이라는 경우가 40%로나와 비닐봉투를 제공하지 않는다면 장바구니 이용률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응답자의 74%가 앞으로 장바구니를 이용할 의사가 있다는 반응을 보여 쇼핑봉투보증금제도를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 삼성 홈플러스, 대백프라자, 홈마트, 동아쇼핑센터, 데레사소비센터등 5개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포장쓰레기 발생실태를 조사한 결과 하루 2백50~1천5백kg의 쓰레기량이 발생하고있으며 쇼핑봉투는 매월 10만~70만장이 무상으로 제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쇼핑봉투제작비용은 월 2백~3천3백여만원이 들어 유통업체측에 적지않은 부담이 되고 있다.쓰레기를 줄이기위한 대구시민단체협의회 마석훈 간사(27)는 "이달중 대구시와 대형 유통업체 대표들이 모여 쇼핑봉투 사용 억제 문제를 논의 할 것"이라며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불매운동을 벌여서라도 관철시킬 방침"이라고 말했다. 〈金知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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