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시, 구한말풍물사진 매입

외국으로 팔려나갈 위기에 처한 우리나라 옛 풍물사진 원판의 상당수가 대구에 남게 됐다.

대구시측이 사진연구가 정성길씨(57·한독그라스대표)가 소장하고 있는 구한말과 개화기때한국풍물사진 채색유리원판 1백30점을 포함, 2백여점의 사진자료를 구입키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개인차원의 보존,관리에 어려움을 겪어온 정씨는 연초 거액에 유리원판을 사겠다는영국인 수집가 테리 베네트의 제의에 고심해왔다. 섣불리 매각할 경우 우리의 소중한 문화자료가 국외로 유출돼 영원히 돌아올 수 없다는게 그 이유. 이같은 정씨의 사정을 접하고깊은 관심을 표명한 문희갑대구시장이 지난 4월중순 동아전시관에서 열린 정씨의 '1백년전대구풍물사진전'을 둘러보고 대구관련 사진에 대해 자료확보차원에서 구입을 검토하라고 관련부서에 지시한 것.

대구시는 그동안 여러차례 정씨와 접촉,이번주 구입을 확정하고 추경예산에 반영키로 방침을 세우는등 2억원의 예산확보에 나섰다. 양측은 유리원판과 필름을 적정한 가격에 구입하는대신 고종·순종임금 어진과 초창기 카메라,사진잡지등 사진관련자료를 대구시가 기증받기로 합의했다.

대구에 많은 자료가 남을 수 있게돼 다행이라고 소감을 밝힌 정씨는 "앞으로 귀중한 우리자료의 외부유출을 막고 시민들이 사진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사진박물관을 대구에건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올해 사진영상의 해를 맞아 98사진영상의 해 조직위원회와 서울의 몇몇 민간단체에서 사진박물관을 추진하고 있지만 현재 5천점에 달하는 소장품들이 대구에 있는만큼 이번 대구시의 자료확보결정을 계기로 대구사진박물관이 건립될 수있도록 모두 힘을 모아야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구시측은 이번 구입결정에 대해 "대구시와 관련된 사진자료를 확보 하는 차원"이라고 밝히고 "대구사진박물관 건립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현재로서는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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