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IMF에 주위눈치 몰래 해외여행 는다

'여행도 마음대로 내놓고 하지 않는다'

여행사를 찾는 해외여행객들이 신분 노출을 꺼려 '몰래 여행족'으로 바뀌고 있다. 사회적 분위기때문에 해외 여행을 한다는 것이 심리적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사업상 해외출장이 불가피하다는 '핑계 아닌 핑계'로 에어텔(일명 비즈니스 여행)을 많이이용하는 것이 대표적인 경우다. 에어텔은 '패키지 여행'과 달리 국내에서 항공편과 해외 호텔 예약만을 하고 개인적으로 여행하는 것이다. 경비를 줄인다는 알뜰 전략도 포함돼 있지만 가능한한 '살짝' 여행을 다녀오기 위해서다.

대구에 있는 여행사 대신 서울 여행사를 선호하는 것도 몰래 여행족의 특색. 대구의 여행사는 외국행 손님을 제대로 채우지못해 제때 출발하지못하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과 행여 소문이 날 우려도 있다는 점을 미리 예방하기 위해서다. 직장이나 사무실 전화번호 대신 휴대폰이나 삐삐 번호를 남기면서 예약하는 것도 달라진 모습. 회사로 연락이 와 동료들에게 본의아닌 오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손님이 줄어든 지역 여행사들은 이래저래 '이중고'를 겪고 있는 셈이다. 지역 여행업계는 예년의 주종을 이뤘던 백두산, 동남아여행객이 올들어 20%에도 미치지 않는다며 울상을 짓고있다.

서라벌여행사 차일수과장(32)은 "휴가시즌이 다가오는데도 국내외 항공사의 항공권이 남아도는 정도"라며 "해외여행을 하는 사람들도 경제성과 함께 익명성을 요구하는 추세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全桂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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