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방학철 아르바이트 여전히 "바늘구멍"

대학의 여름방학이 시작된지도 벌써 20일째. 한푼이라도 벌어 학비나 용돈에 보태겠다는 대학생들이 이곳저곳 기웃거려 보지만 도무지 일자리가 없어 한숨만 쉬고 있다.

박모양(21.서울 ㅇ대 영문과 3년)은 지난달 23일부터 포항에서 중고생 과외자리를 찾아봤지만 현재 가르치는 학생은 친척 동생 1명뿐이다. 그동안 전봇대와 아파트 게시판에 붙인 전단지가 3백장을 넘었지만 아무런 소득이 없다며 울상이다.

최근 동해안 대진, 월포 직원휴양소에서 일할 대학생 아르바이트생을 모집한 포철은 모두25명을 뽑겠다고 공고를 냈다가 지원자 2백64명이 몰리는 바람에 한바탕 소동을 빚었다.지원자 중 상당수가 친인척이나 사내 연줄을 통해 '잘 봐 달라'고 부탁해 온 것. 결국 포철은 누구는 봐주고 누구는 홀대할 수 없어 추첨을 통해 정원을 선발했다.

매년 10명 이상 대학생을 모집해 잡무를 처리했던 공단업체들은 거의 대부분 아르바이트생모집계획을 취소했다. 그러나 업체마다 30여통 가까이 '일자리 좀 달라'는 애원섞인 편지와자기소개서가 날아들어 인사담당자 서랍속에서 잠자고 있다.

돈은 안줘도 좋으니 일이라도 시켜달라는 학생들도 있다. 특히 공과대생들은 필수과목인 '실습' 점수를 따기위해 왕복교통비만 받고 일하면서도 감지덕지하고 있다. 강원산업도 이같은 아르바이트를 자청한 공대생 30여명을 채용했다.

그러나 이들에게 임금은 큰 문제가 아니다. 졸업후 일자리가 아쉬운 실정이다보니 아르바이트 기간 중에라도 성실한 자세로 근무해 회사 관리자들에게 신뢰를 얻으려고 최선을 다하고있다.

일부 업체에서는 아르바이트생을 쓰는 부서 직원들이 십시일반으로 갹출해 일당을 주는 다소 변칙적인 아르바이트 고용형태도 생겨나고 있다.

동국제강 정영주 과장은 "일자리를 청하는 대학생들 각각의 사정을 들어보면 딱하지만 회사사정상 일거리도, 예산도 없어 채용이 어렵다"고 말했다. 〈포항.朴靖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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