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라져가는 오지마을을 찾아서'

-3~4시간 거리에 '옛날'이 있다 "여기도 사람이 살고 있었네?" 우리는 같은 시간대를 살면서 전혀 다른 '지층'에서 생활하고 있다. 대구 동성로와 경북 청송군 부동면 상의리 내원동. 불과 3~4시간이면 갈수 있는 이 곳에는 전혀 다른 지층의 사람들이 살고 있다. 전기불도 TV도 없고, 시멘트라곤 한 줌도 없는 그런 집, "아이엠에프가 뭔데요?"라는 사람들. 여기서 20년전 '자신의 체취'를 느낄수 있다. 이 '체취'는 과거의 기억을훑으며 짜릿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휴가철. 올해는 더욱 알뜰피서가 요구된다. '사라져가는 오지마을을 찾아서'(실천문학사 펴냄·1만원)는 북적대는 명승지를 피하고 조용히 나를 되돌아 볼수 있는피서길을 열어준다.

굴피집 너와집 귀틀집 투방집… 이제 사라져가는 것들, 전국 오지마을 답사기다. 오지마을은대부분 깊은 산과 계곡을 끼고 있어 마을을 찾아가는 길이 바로 절경이다.

영양군 수비면 수하리 오무마을. 장수포천 굽이를 궁(弓)자로 몇 번을 건너가서야 오무마을이 모습을 드러낸다. '오무'라는 말은 우묵하다는 뜻. 예부터 골이 깊고, 냇물이 맑아 물고기가 많았다고 일컬어져 온 말이다. 이 마을엔 차가 들어갈 수가 없어 2㎞를 걸어가야 한다.경북 봉화군 석포면 승부리도 길이 없는 오지. 비둘기호만 간혹 선다. 승부역은 산속에 파묻혀 '하늘도 세평 땅도 세평'이라고 사람들은 말한다. 학바위라는 커다란 바위절벽에 태백산황지에서 내려오는 황지천과 천암천이 어우러져 승부리를 지난다. 청송군 부동면 상의리 내원동은 아직까지 전기 없는 마을로 이름 높다. 모두 사람의 발길을 외면하고 있는 산간마을들이다.

이 책에는 이외에도 강원도 전라남북도 충청도등 모두 30여곳의 오지마을을 담고 있다. 지명에 따른 유래와 전설, 마을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질그릇처럼 소박하게 살아가는 오지사람들의 생생한 삶의 모습을 담고 있다.

이외 '청봉가는길'(백산출판사 펴냄·1만5천원) '조선 500년 풍류지를 찾아서'(한터 펴냄·8천5백원)도 답사여행의 즐거움을 엮은 책. '청봉가는길'은 설악산권역을, '조선…'는 윤선도정철 정약용등 9명의 조선 선비들이 찾아다닌 풍류지 23곳의 여행정보와 선비들의 에피소드와 시, 문장을 실어 답사여행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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