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와 예술고 고장 미야기켄을 찾아

일본열도의 동북부, 영주 다데 마사무네가문의 고풍스런 유적과 짙푸른 스기숲, 함박눈 등역사와 낭만의 고장으로 알려진 미야기켄(宮城縣)은 예향으로서도 손색이 없는 곳이다.지난 14일부터 19일까지 미야기켄의 중심도시 센다이(仙臺)시에서 열린 대구·센다이간의제4회 '한·일 국제교류전'을 계기로 찾아가본 미야기켄은 각종 미술관·박물관·자료관만도 무려 2백18개나 산재해 있는 문화의 보고(寶庫)였다.

센다이에서 차로 1시간30분가량 떨어진 한적한 시골 나가니타쵸우(中新田町)의 어느 작은마을에 있는 '즐문예술관'. 장류 양조장을 개조, 지난 88년 개관했다는 이곳은 겉보기엔 그냥 조금 큰 규모의 주택처럼 보이지만 고대 일본의 즐문토기와 토우 전문박물관으로 일본고고학연구에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곳이다.

또 센다이에서 차로 두어시간 거리인 나루코(鳴子) 온천장마을엔 유명한 '고게시박물관'이있다. 고게시는 일종의 목각인형으로 옛날 먹고 살기 힘든 시절 임산부들이 태아를 죽게한후 아이를 닮은 목각인형을 만들어 평생 지니고 살았던 풍습에서 비롯됐다. 이곳 박물관엔메이지(明治)시대때의 고게시를 비롯 각양각색의 고게시 5천여점을 전시, 아름다운 주변경치와 함께 관광명소로 이름나 있다.

미야기켄에는 이처럼 작은 시골마을에까지 미술관·박물관이 자리잡고 있다. 나라 전체의미술관이나 박물관조차 손가락으로 헤아리기 부끄러운 한국인의 관점에서는"이런 것 까지도…"하는 탄성이 절로 나올만큼 별별 종류가 다 있다.

일본국내외 유명작가들의 작품을 수천점씩 소장하고 있는 미야기켄미술관(仙臺市), 센다이의고유문화를 두루 보여주는 후쿠시마미술관(仙臺市), 동북역사박물관(多賀城市), 동북도자문화관(中新田町) 등을 비롯 센다이 문인들의 출판물과 자필초고 등을 전시하는 문학관(仙臺市),에도(江戶)시대 흙인형과 완구 등을 수천점 전시하는 인형박물관(白石市), 전국최초의 쌀박물관인 사사니키자료관(古川市), 양조도구와 주조모형 등을 전시하는 술박물관(松山町), 문방사우를 모은 필사전승관(仙臺市) 등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정도로 다채롭다.

이들 미술관·박물관은 설립주체가 현(縣), 시(市), 마을단위인 정(町)을 비롯 재단법인, 후원회, 개인 등 매우 다양하다. 작가나 애호가가 평생을 모은 자작품 또는 수집품을 기증해미술관이나 박물관이 설립되는 경우가 많다. 개인주택 규모의 앙증맞은 박물관에서부터 첨단시설의 대형건물까지 각양각색이다.

소장품 전시회이외에 음악콘서트 등 각종 이벤트를 열어 관람객의 발길을 유도, 지역민들의만남의 장이 되기도 하고 지역의 경승지, 명품 등과 연계돼 관광명소로서의 역할도 톡톡히하고 있다. 이같은 각종 미술관·박물관들이 비단 미야기켄만이 아니라 일본열도 전체에 나타나는 특징적인 문화현상임을 두고볼때 일본이 우리와는 또다른 강력한 문화경쟁력을 갖고있다는 사실에 부러움을 떨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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