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회지도층 병무비리 현주소

검찰의 병무비리 수사결과 돈을 주고 자식의 병역을 면제받거나 편하게 군대생활을 하도록한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몰지각한 행태가 여실히 드러났다.

영국의 앤드류왕자가 아르헨티나와 포클랜드 전쟁당시 직접 전투에 참가했고 과거 유럽의왕족과 귀족들이 가장 먼저 전쟁터로 달려가는 이른바 '노블레스 오블리제(NoblesseOblige)'를 통해 사회를 이끈 반면 우리사회 지도층은 가족이기주의에 함몰돼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저버리는 반국가적 행위를 아무 거리낌없이 자행해온것이다.

이번에 사법처리된 병무청탁 부모들은 1백17명으로 회사 임직원이 39명으로 가장 많고 상업등 개인사업자 37명, 변호사·의사·약사등 전문 직업인 10명, 교수등 교육계 종사자 5명,은행 임직원 5명, 공무원·정부관리기업체 임직원 3명, 기타 18명등이다.

이중에는 전광주지방국세청장, 의대 교수, 한의사, 치과의사, 은행 지점장, 대기업이사, 고교교사, 지구당 위원장, 구의원, 공기업 간부, 중소기업 대표등 지식인층이 대부분이고 포장마차 주인, 서울 평화시장 의류 상인도 있어 돈으로 군대를 빠져보려는 병폐가 사회 전반에확산돼 있음을 반증했다.

또 금품전달 사실이 없어 사법처리 대상에서 제외된 단순 청탁자 1백99명중에는 3선 의원으로 정당 부총재까지 지낸 S씨와 현직 판사, 지방신문 전무 K씨등이 포함돼 '빽'이 있으면군대를 빠지거나 편하게 때운다는 속설도 확인시켜줬다.

이들 청탁자는 원용수 준위(구속)를 잘 아는 브로커를 통하거나 직접 원준위를 찾아가 병역면제에서부터 카투사·공익근무요원 선발, 입영시기 조정, 부대배치, 보직조정등에 이르기까지 병무와 관련한 갖가지 청탁을 했다.

청탁내용은 부대배치가 32건으로 가장 많았고 카투사 선발 30건, 병역면제와 입영시기 조정이 각각 17건, 보직 조정 15건, 공익근무요원 선발 3건등이었다.

청탁에 따른 전달 액수는 면제와 공익근무요원 선발이 1천만원 이상, 카투사 선발이 3백만∼1천만원 내외, 보직조정·부대배치·입영일자 조정등이 1백만∼3백만원 안팎이었다.원준위는 과거 자신의 무릎수술을 해준 가톨릭 의대 이재학교수(56·불구속)에게는 면제청탁 대가로 9백만원만 받는 등 자신과 친분이 있는 청탁자들이나 청탁성사가능성이 희박한경우 돈을 덜받기도 했다.

의류상 탁주열씨(50)는 자식을 공익근무요원을 보내는 대가로 2천5백만원의 뇌물을 제공하고 (주)제일제당 이사 이순씨(53)는 병역면제 대가로 2천2백만원을 쓰는등 잘못된 자식 사랑을 돈으로 과시하다 구속됐다.

검찰은 당초 죄질이 나쁜 청탁부모 14명을 구속대상으로 정했으나 3명은 달아나고 나머지11명중 4명의 영장이 기각돼 7명만 구속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청탁사안이 달라 청탁 성사율을 구체적으로 분석하지는 않았지만 액수가 많고 친분이 깊을수록 성공률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번 수사가 지난 96년 12월부터 올 2월 까지 원준위 수첩에 기재된 4백38명의 명단을 중심으로 이뤄진 점과 원준위가 10여년 가까이 모병 연락관으로 일했던 점등을 감안할때 그간 병역특혜를 받은 자제는 최소한 3천∼4천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병무비리 관련자 명단

◇병무청탁 부모(117명)

▲구속기소=탁주열(50·의류상) 이순(53·㈜제일제당 이사) 김종기(53·중기임대업) 홍원기(65·천호목재 대표) 이기범(59·부동산중개업) 김창선(52·㈜창아물산 대표)우복순(55·주부·약사)

▲불고속기소(영장기각)=박정부(55·중기임대업) 윤순자(48·주부·공인회계사)조창현(50·㈜고려은단 대표) 이재학(56·가톨릭의대교수)

▲불구속기소=임향순(57·전광주지방국세청장) 이범수(50·㈜완보건설 대표) 최정호(28·㈜삼풍건설 직원) 김낙현(56·㈜태광개발 대표) 장영자(54·주부·서일기업사대표) 오병문(55·㈜인천제철 부사장) 윤훈용(65·치과의사) 윤선비(53·식당업) 이춘택(52·의사) 조병재(56·㈜용봉운수 대표) 손완식(53·전중앙투자금융 상무) 손정숙(53·주부·㈜산영대표) 윤문숙(52·주부·단국대 교수) 박귀옥(48·주부·㈜이천전기대표)이호건(58·㈜대유양행 대표) 하건진(61·상업) 최정복(49·주부·㈜순신 대표) 장순애(52·주부·결성수산대표) 전찬국(63·전㈜선화개발 대표) 정재옥(46·주부·주일화학 대표) 석경희(49·스탠다드 제도기상사 대표) 문윤길(56·변호사) 이정구(55·㈜대우건설 부사장) 김경애(53·농업) 정영무(58·㈜삼천리 대표)

▲약식기소=이승무(52·건물임대업) 권천혁(49·서울종합기계 대표) 이인재(59·㈜신아기기대표) 최인호(50·송암모텔 경영) 이종희(52·주부·무역업) 김명수(49·동광농산 상무) 장병우(55·한국콘트롤㈜ 대표) 유근배(64·의류상) 김성복(44·㈜충정종합건설 대표) 김동수(61·쌍학산업㈜ 대표) 박일근(52·의류상) 신남수(49·경일상사대표) 김하웅(55·전 현대전자 부장) 이명기(51·고교 교사) 엄영인(53·미용실업) 이병완(52·㈜합천PVC 대표) 고희제(51·상업·세화상회) 조중형(50·자민련 송파병 위원장) 황우영(52·㈜우성수지 대표) 박덕구(54·세진테크 대표) 이창범(49·㈜대응 대표)최광열(54·세화전자 대표) 김인화(59·㈜신동아건설 대표) 송영소(49·㈜로얄퀸클럽대표) 백융의(56·㈜세인상사 대표) 윤태방(57·변호사) 이충범(52·건축업·선경아트빌) 윤경식(52·상업은행 지점장) 차재덕(57·의류상) 김동열(53·의류상) 이수용(58·목수) 남남수(57·주부) 이재영(61·의류상) 장성명(56·대화정밀 대표) 허성국(52·커피전문점 대표) 구명자(45·주부·경찰관) 이원기(48·식당업) 이웅섭(45·㈜삼성상용차이사) 손영철(50·국민체육진흥공단 직원) 김현동(55·삼아모방㈜ 사장)김연호(57·고려프리머㈜ 부사장) 이화영(50·삼지개발 대표) 권태룡(63·두붕산업㈜ 감사)함창렬(50·한전기공㈜ 소장) 박정우(58·한의사) 백건우(58·새한감정평가법인 감정사) 김호성(48·전 ㈜휠라코리아 임원) 한홍구(50·㈜태성대표) 이삼철(51·대한전기협회 부장)임명수(52·전기공사업) 우봉주(48·전 신화콘크리트 부사장) 이병무(52·대선유통 대표) 홍기소(51·남방개발㈜ 상무) 이동윤(52·조흥은행 신용관리실장) 이응국(49·식당업) 김대권(56·레저신문 상무) 장헌식(53·일본대사관 직원) 이동열(31·농업) 권영복(49·국제협력단 직원) 조철근(53·부양모사 대표) 박규태(58·세무사) 박경헌(51·약사)강광순(48·초등학교교사) 유병하(43·㈜풍승건설 대표) 유동성(49·엘지펌프대리점경영) 윤계섭(61·무직) 이은윤(48·약사) 박정현(58·무직) 민병철(52·대진패션 대표)김태경(51·열쇠수리업) 김상돈(67·공인회계사) 박기자(47·의류상) 최광남(49·서울은행 차장) 우형근(42·한일푸드㈜ 대표)유제동(50·덕우전기 대표) 최숭자(60·전 ㈜일화염료 직원) 천승수(53·서초구의원) 송일웅(56·전 상업은행 부장) 유영숙(49·모피가게 종업원) 탁성배(63·포장마차) 서정기(52·전정경종합건설 직원)

◇병무청공무원

(13명, 3명은 비위사실 통보로 명단 비공개)

▲구속기소=김동영(60·전 제주병무청장) 강대호(54·본천 소집계장) 김배현(51·서울청 징집1과장) 이용태(54·본청 감사관실) 백장근(45·서울청 징병보좌관) 김길홍(55·서울청 징집계장) 박상배(61·전 서울청 징집과장)

▲불구속기소=이원춘(42·서울청 징병검사과)

▲약식기소=김영국(54·본청 총무과) 이 삭(51·본청 기획예산과)

◇병무브로커등 기타관련자(17명)

▲구속기소=도현규(53·㈜호석토건 회장) 홍성순(52·한양대병원 기획과장) 최순희(60·토성여행사 상무) 김정권(55·무직·예비역 준위) 권도한(53·중기임대업) 최경희(50·강남구청병사계장) 김석병(60·인성학원장) 최인지(47·변호사 사무장)

▲불구속기소(영장기각)=이삼규(55·청학실버타원㈜ 대표)

▲불구속기소=박노준(55·예비역 준장) 왕옥철(56·무직) 최일락(60·정일산업 대표) 최헌숙(32·주부)

부장) 김남용(57·㈜천우건설산업 사장)

◇지명수배자(21명)

최정남(52·부동산임대업) 민경용(52·무직) 김진대(50·병무청 계장) 우용길(57·병무청 감사담당관) 김성광(57·무직) 박옥근(52·무직) 김연무(59·건용무역 전무) 한택환(47·상업)정지일(51·불상) 김선자(39·〃) 지정옥(52·〃) 이은주(27·〃) 이중우(49·〃) 심상권(71·〃) 김수영(29·〃) 김한양(50·〃) 김현구(50·〃) 이철홍(50·〃) 윤병혁(61·〃) 지강천(56·〃) 박동희(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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