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인공 하천' 신천 생명력 불어넣자

40대 이상의 대구 시민이라면 어릴 적 신천에서 멱감던 기억을 갖고 있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지난 70년대만 해도 비교적 깨끗한 물 속에서 사람과 물고기가 함께 뛰놀던 신천은 80년대후반부터 콘크리트 제방으로 된 인공하천으로 변모, 자연의 아름다움을 잃어버리면서 물도흐르지 않아 죽은 하천이 되고 말았다. 지난해 2월부터 하류에서 끌어올린 유지수로 다시물이 흐르고 있으나 생명력이 되살아나려면 아직 요원한 실정이다.

이와 관련, 대구시는 현재 계명대 낙동강연구원과 함께 '신천 환경조사및 개선방안 연구'를진행중이다. 올해 1년간 계속되는 신천 살리기 연구는 이달 중순 기초조사를 마치고 다음달부터 본격적인 신천환경 개선안을 마련하게 된다. 신천환경 기초조사는 수질및 생태계 조사,시민들의 이용실태등 분야별로 이뤄졌다. 그러나 신천대로와 동안도로등 도로시설이 이용자의 접근을 어렵게 하고 있으며 콘크리트 직선제방, 수량 부족등의 한계를 안고 있어 개선방안이 어떻게 마련될지 주목되고 있다.

경북대 조경학과 나정화교수팀이 조사한 신천 동.식물 생태계는 희귀종이나 멸종 위기에 처한 종들이 발견되지 않은 채 식물 2백10종, 동물 32종이 관찰되었다. 식물의 경우 신천의 발원지인 산성산에 52종, 둔치에 1백58종이 나타났다.

산성산에는 인공식재림인 아카시아나무 군락이 발달해 있는 가운데 굴참나무, 난티잎개암나무, 떡갈나무, 옻나무, 신갈나무, 소나무등이 고루 분포해 있어 자연식생 상태로 변하고 있는상태. 신천 둔치에서는 상류(중동교~가창댐)에 물피, 갈대 군락등 하천 정화에 효과적인 자연 식생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중류(도청교~중동교)와 하류(침산교~도청교)에는 버드나무, 작살나무, 흰작살나무등이 인공적으로 심어져 있으며 여뀌, 소리쟁이등 오염된 수질에서도 잘 자라는 식물이 서식하고 있어 상류와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동물의 경우 나비와잠자리등 곤충 종류가 대부분으로 희귀종이나 고유종은 눈에 띄지 않았다.

또 계명대 환경학부 김수봉교수팀이 신천을 찾은 시민 1백2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용실태설문조사 결과 신천을 휴식처로 선호하고 있으나 주변 환경에 대해서는 만족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천을 찾는 사람들은 57.2%가 휴식이나 산책을 위해 찾았으며 운동 하려는 사람 16.8%,행사참여자 9.2%순으로 나타났다.

신천의 접근성과 관련, 그저 그렇다고 응답한 사람이 50%, 나쁘다는 사람이 15%로 부정적입장을 보였고 매우 좋거나 좋다고 응답한 사람은 33.3%에 그쳤다.

방류수 청결도와 수량에 대해서는 만족한다는 응답자가 각각 7.7%와 15.5%에 불과해 수질환경을 나쁘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장인 계명대 환경학부 박상원교수는 "신천의 자연성을 살리는데 여러가지 제약이 따르고 있으나 최선의 개선방안을 마련, 지금보다 나은 상태로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金知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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