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귀신이 곡할 병무행정

병역비리로 어수선한 요즘, 타인의 군번으로 군복무를 한 사람들까지 나타나면서 병무행정에 대한 신뢰가 깨지고 있다.

최근 병무청에서 병역증명서를 발부받은 박모씨(27·대구시 동구 효목동)는 서류에 기재된군번과 군복무 당시 군번이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병역증에 기재된 군번은 93-××018637이지만 병무청에서 확인한 병역증명서에는 93-××019209로 기록돼 있었던 것.그러나 병무청과 육군본부 모두 박씨의 군번이 바뀐 원인을 규명하지 못하고 있다. 육군본부 사병병적과 관계자는 "박씨가 알고 있는 군번의 주인은 따로 있고 박씨의 진짜 군번인93-××019209는 그동안 바뀐 적이 없다"고만 밝혔다. 결국 박씨는 26개월동안 다른 사람의군번을 달고 군복무를 한 셈.

박씨는 "군번에 대해 갖고 있었던 상징적인 의미가 깨지면서 군복무 경험 자체가 공중분해된 것같아 충격을 받았다"며 "책임이 있는 육군본부나 병무청 모두 원인은 밝혀주지 않은채 당사자가 해결해야 한다는 식으로 일관, 더 화가 치민다"고 말했다.

대구경북지방병무청에는 지난 21일에도 박씨처럼 병역증의 군번과 병무청의 군번이 다르다는 민원이 접수됐으나 병무청에는 병적기록표를 담아둔 마이크로필름까지 사라져 진짜 군번을 확인조차 하지 못했다. 〈申靑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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