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인터넷 '세대교체' 바람

인터넷에도 차세대 바람이 한창이다.

60년대말 미국 국방부의 학술연구망(ARPAnet)에서 시작한 인터넷은 현재 이용자가 2억명을 넘는 초거대 정보통신망으로 자리잡았다. 지난 94년 WWW(World Wide Web)의 등장과함께 상업화의 길을 걸으며 영토를 넓혀나간지 불과 5년만의 일.

인터넷은 지난 88년 이래 연간 약 1백%씩 성장해왔으며 인터넷 통신량은 매년 4백%씩 늘어왔다. 기업은 물론 정부기관, 연구기관 등의 인터넷 의존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그러나 사용자가 급증하는 만큼 네트워크 용량과 전송속도도 급격히 떨어져 느린 속도, 제한적인 멀티미디어 서비스 등의 한계를 노출시키고 있다. 인터넷 주소의 고갈, 정보보호의취약도 심각한 해결과제로 드러났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미국을 비롯한 각국은 앞다투어 차세대 인터넷에 대한 연구개발에 들어갔다. 인터넷의 종주국으로 자부하는 미국은 지난 96년 논의가 구체화될 정도로 차세대 준비에 열성이다.

1단계는 인터넷2 프로젝트. 미국내 1백22개 대학과 연구소들 사이에 현재의 인터넷과는 다른 새로운 인터넷 망을 구축하는 것이다. 애블린(Abilene)으로 명명된 이 프로젝트가 완성되고 나면 미 정부는 NGI(Next Generation Internet) 구축에 본격 나선다는 방침. 향후 5억달러가 투입될 계획이다.

이를 위해 1백55Mbps급 중추망이 지난 95년 이미 구성됐고 내년까지 6백22Mbps급이 구축될 예정. 2000년에는 2.4Gbps급 용량으로 발전된다. 미국은 인터넷2와 NGI 프로젝트를 통해차세대 기술을 선도, 인터넷은 물론 전 산업에서의 주도권을 굳힌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있다.

유럽도 이에 질세라 각 연구기관들을 초고속 망으로 연동시키는 계획을 진행중이다. 유럽각국이 참가해 주소문제, 망관리, 보안문제 등의 기술을 개발해나가고 있으며 초고속망 구축을 위한 프로젝트 TEN-34(Trans-European Network interconnecting at 34Mbps)가 추진중이다.

한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도 차세대 인터넷 사업이 모색되고 있다. 정부차원에서 인프라를 구축하고 학계와 연구기관에서 여러 가지 응용서비스 및 기술들을 개발한다는 계획. APAN(Asia-Pacific Advanced Network Consortium)이 지난해 6월 구성됐으며 우리나라에도 지난 2월 APAN-KR이 공식출범했다.

각 대륙에 구축되는 이들 망은 결국 전세계를 보다 빠르고 여유있게 연결하는 단일 네트워크로 발전할 전망이다.

한편 인터넷 인프라 구축 전문회사인 미국의 CTR그룹이 제안한 옥시전 프로젝트에 대한논의도 많은 관심속에 이뤄지고 있다. 옥시전 프로젝트란 인터넷과 차세대 인터넷의 한계를동시에 극복하는 슈퍼인터넷.

1단계로 2000년부터 2002년까지 광섬유 케이블을 통해 초당 1백Gb~1Tb의 초고속 네트워크를 구축, 느린 속도 등 인터넷의 모든 문제를 극복한다는 방침이다. 물론 1단계에만 무려 80억달러의 경비가 소요되고 그만큼의 유지비용, 각국 통신정책의 조정 등 복잡한 문제가 얽혀 있어 쉽지만은 않은 현실.

그럼에도 CTR그룹은 지난 5월 세계 전기통신 사업자 회의에서 자금조달 방식과 네트워크가격구조 등 옥시전 프로젝트 건설계획을 자신있게 발표해 각국의 관심을 모았다.계획대로 될 경우 음성, 팩스, 화상회의 등은 물론 비디오, 그래픽, 사운드 등이 완전히 결합된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해 궁극적으로 인터넷과 전기통신 사이의 구분마저 없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넷맹의 입장에서야 지금의 인터넷도 아직 익숙하지 않다고 항변하고 싶지만 다음 세기의 생활을 좌우할 전위대답게 인터넷은 숨쉴 틈 없이 빠르게 발전해나가고 있다. 〈金在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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