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과 행정 당국의 신속한 조치로 대형 수해 위기를 간신히 넘긴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바로 폭우가 쏟아지던 지난 16일 오후 1시쯤의 일.
고령군 재해대책본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때 한 아주머니의 다급한 신고전화가 걸려왔다. 우곡면 봉산리 낙동강 제방이 붕괴 위기에 놓였다는 것. 즉각 이태근 고령군수가 직접 공무원들을 이끌고 굴삭기 2대, 덤프트럭 1대와 함께 긴급히 현장으로 내달렸다. 소식을 들은 동네주민들도 앞다퉈 모여 들었다.
이때 상황은 강둑 5m 정도가 슬슬 와해돼 이미 50㎝나 가라앉은 상태. 강둑은 아직 수면보다 1m 정도 높은 상태였지만, 그대로 뒀다간 금방 물 높이까지 가라앉고, 뒤이어 물이 둑을 넘는다면 곧바로 둑 붕괴로 이어질 찰나였다. 그 뒷일은 보나마나 한 것. 당시는 낙동강수위(고령교 기준)가 이미 위험수위 11m를 30㎝나 넘어서 있던 중이었다. 이 수위는 태풍 '사라호' 이후 최고였다.
위기를 직감한 주민.공무원 등 3백여명은 숨쉴 틈도 없이 둑 보강작업을 시작, 순식간에 덤프트럭 10대 분량의 흙을 갖다 부었다. 강물 범람에서 간발의 차이로 마을을 지켜낸 순간이었다. 조금만 늦었더라면 농경지 3백여㏊와 1백여채의 가옥이 물에 휩쓸리고, 3백여명의 주민이 수재민으로 전락할 뻔했다고 주민 노영옥씨는 가슴을 쓸어 내렸다. 이번 '승리'는 행정과 주민의 자긍심을 높여줬다.
〈고령.金仁卓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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