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장례문화

화장(火葬)은 토장(土葬)과 함께 가장 오래된 장례방식이다. 유럽에서는 이미 신석기시대에치러졌으며, 기원전 1000년경에는 그리스와 이탈리아의 여러 도시에서도 토장과 화장이 병행됐다고 한다. 동양에서는 인도에서 불교가 채택한 화장이 유행돼 오늘에 이르고, 우리나라에는 삼국시대에 불교가 전래된 뒤부터 승려가 죽으면 다비(茶毘)라는 화장의 풍습이 생겼다.

우리나라에는 오랜 전통적 풍습 때문에 토장이 일반화되고, 세월의 흐름에도 큰 변화가 없었다. 인구 팽창에 따른 거주지역의 확장, 농지와 임야 면적의 확보 등으로 묘지의 절대적인면적이 줄어들었으며, 대도시를 중심으로 화장이 차츰 늘고 있지만 그 비율은 고작 20.5%에지나지 않는다.

정부에서 매장을 금지하는 중국은 공식적인 화장률이 100%이며, 일본이 97%, 태국 90%, 홍콩 72%, 영국도 60%나 된다니 화장의 선호도가 우리와는 비교도 안된다. 우리나라의 경우해마다 묘지 면적이 서울 여의도의 1.2배인 9㎢씩 늘어나고 있어 국토 잠식이 심각한 상황이다. 현재까지의 묘지 면적은 서울 면적의 1.6배이며, 2045년에는 1천4백 ㎢로 국토 면적의1.5%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기도 한다.

불교계가 잇따라 납골당을 설켁′構泣 매장 원칙을 고수해온 성균관(成均館)조차 입장을 바꿔 매장이 줄어드는 추세라고는 한다. 최근 타계한 최종현(崔鍾賢) SK그룹 회장이 평소 지론인 화장을 몸소 실천한 것을 계기로 재계가 '화장 문화' 확산에 발벗고 나설 움직임이다.최회장은 『화장 문화를 국민들에게 보급하기 위해 SK가 값싸고 훌륭한 화장터(장례식장)를 지어 사회에 기증하고 그룹이 앞장서서 화장문화를 계도하라』는 유언까지 남겨 신선한충격을 안겨주기도 한다. 그의 솔선수범과 지론이 널리 확산돼 장례문화의 획기적인 전환이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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