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직자들 가운데 결핵환자가 꽤 많습니다. 당뇨병이나 만성질환을 앓는 이도 더러 있구요.그런 분들을 찾아, 병고를 덜어주고 정밀검사를 통해 상태를 파악, 치료받을 수 있는 길을열어주어야합니다"
매주 목요일 밤9시, 지하철 대구역사 바깥 마당에서는 자선.종교단체들이 실직자들에게 늦은식사를 제공하고, 또 다른 한켠 계단에서는 히포크라테스의 후예들이면서 개신교 신자인 '대구 누가회'(회장 윤봉호, 952-4051, 교환 2515) 회원들이 인술을 편다.
예수의 행적외에 아름다운 비유와 의료에 관한 기사를 많이 다룬 누가복음서를 쓴 의사 복음사가 누가(Luke)의 정신을 실현하자는 취지로 모인 대구 누가회원들이 인술을 펴는 이곳은 매주 봉사활동에 나서는 의료진들의 사랑을 실천하려는 선한 마음과, 어려운 가운데서도병을 이기려는 실직자들의 힘겨운 의지가 한데 어우러진다.
처음 한두명의 의사들이 소외된 이웃을 찾으면서 뿌린 밀알 하나가 순식간에 많은 의료진의봉사활동 동참이라는 풍작으로 연결된 것이다.
"실직자 쉼터가 늘어나면서 먹거나 쉴 곳은 있어도 의료문제는 여전히 사각지대로 남아있다"는 김종률씨는 매주마다 무료진료소를 찾는 사람이 1백60여명에 이른다고 말한다. 일자리를 잃은 충격으로 재기의 길을 찾지 못한채 알코올 중독자로 빠진 이도 많으며, 장기투약이 필요한 실직자도 50여명에 이른다. 일주일이 무섭게 진료받는 실직자가 늘고 있다.대구 누가회가 이곳에서 무료진료를 시작한지는 두달여전으로 그리 오래지 않다. 하지만 그전에는 대구시 중구 남산4동 달동네에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집'에서 매 주일마다 열리는 지역빈민을 위한 무료진료를 수년간 계속했다. 이곳에서는 외국인 노동자들 뿐만 아니라동네 할아버지 할머니 1백여명이 아픈데를 호소하면 투약하고 집중적으로 물리치료를 행했다.
대구 누가회원들은 내당교회에서 약품과 경비 일부를 지원받지만 대부분은 진료봉사에 나선의사.약사.간호사들이 주머니돈으로 충당한다.
"속병이 있어서 매주 목요일마다 약을 받아간다"는 한 중년실직자는 이곳의 단골 환자이다.단골환자들의 진료카드를 확보한 누가회원들의 목요 봉사발길은 우리사회의 건강을 지키는파수꾼이다. 〈崔美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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