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텍사스를 준다해도...

가을이 오기전 여름바다를 한번 더 보기위해 감포에 갔다. 대왕암 위로는 갈매기들이 한가로이 날고 수평선엔 고기잡이배들이 조는듯 파도를 타고 있었다. 옥색 하늘아래 펼쳐진 바다풍경은 그대로 아름다운 수채화였다.

우리옆에 외국인 관광객들이 대왕암을 보며 관광안내 아가씨와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안내를 맡은 아가씨는 신라를 통일한 문무대왕의 업적과 왜 그분이 바다의 돌섬에 묻혀있는지등 대왕암의 내력을 열심히 설명하고 있었다. 그때 그 일행중 한 사람이 대왕암을 돈으로살 수 있느냐고 농담삼아 물은 모양이었다. 그러자 안내 아가씨는 정색을 하고 "미안하지만저 대왕암은 텍사스를 다 준다해도 바꾸지 않습니다"고 단호히 답하는 것이었다. 나도 모르게 가슴 한구석에 찌릿한 감동을 받았다.

최근들어 북한문화재가 대량으로 일본이나 중국 등 해외로 밀반출됐다는 기사를 봤다. 심지어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 수백억원대의 북한문화재를 국내로 밀반입하려다 구속됐다고도한다.

아마 대부분은 도굴돼 떠돌아 다니던 문화재일 것이다. 고고학의 금과옥조는 유물은 원래있던 상태 그대로 보존돼야 그 스스로 갖고 있는 아름다운 가치도 있고 역사성도 있다고 한다. 즉 출토지의 유래, 족보가 있어야 높은 평가를 받는다.

문화재란 그 민족의 얼이요, 뿌리이며 역사라고 볼 수 있다. 문화가 없는 민족은 지금도 그렇지만 다가오는 새 밀레니엄시대에는 더욱 더 적응할 수 없으며 마침내는 세계질서에서 도태돼 버릴 것이다.

대왕암을 설명하던 그 아가씨처럼 우리 모두 조상들이 남긴 유물에 대해 좀 더 애착과 관심을 갖고 당당했으면 싶다. 그것이 바로 나라사랑 아닐까? 남성대〈경북도 기획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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