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김만제(金滿堤)포철 전회장의 방만한 경영에 의혹을 제기하면서 포철은 사정 분위기에휩싸였다. 일부 전현직 임원들의 출국금지 요청이 있은데 이어 25일에는 감사원이 김진주 전부사장을 불러 조사해 포철주변은 불안감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김전회장의 포철 재임기는 지난 94년 3월부터 지난 3월까지 5년간. 포철 임직원들은 "김전회장도 조직의 슬림화.신경영기법 도입.순이익 증대등 포철발전에 큰 공적을 쌓았다"고 평가하며 특히 "포철이 IMF위기에도 건재하는 이유중의 상당한 공은 김전회장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공(功)은 공이고 과(過)는 과'라는 명분속에 이뤄질 이번 사정에 대해서는 모두가 긴장을 하고 있다.
포철에 대한 사정과 관련해 현재까지 알려진 '5대 의혹' 사업의 내용을 알아본다.▲하와이 연수원 부지매입=지난연말 정권인수위원회 가동이후 포철관련 의혹의 대명사가 되다시피한 하와이 연수원부지의 현소유주는 포철의 계열사 포스코개발이다. 포철은 지난 95년 2월 하와이 호놀룰루에 있는 5천4백64㎡를 건설.엔지니어링 부문 계열사인 포스코개발을 통해 연수원건립목적(처음에는 주상복합건물 건립후 임대 및 분양)으로 사들였다. 매입가격은 1천2백여만달러(당시환율기준 1백억원대). 의혹은 매입가격이 현지 시세보다 30~50% 가량 비싸다는 것에 모아지고 있다. 또 3년이 지난 현재까지 당초 계획했던 개발사업은 전혀 진행되지 않고 소유주인 포스코개발은 지난 여름 이 땅을 팔려고 내놓은 상황. 포스코개발 관계자들조차 "지금 판다면 매입비용보다 헐값에 팔아야 할 것"이라고 하는데 이 땅 매입지시자는 김전회장, 실무총책은 계열사고위직을 지낸 ㅈ씨라는게 회사관계자들의 말이다.
▲삼미특수강 인수=포철은 또 지난 96년 부도난 삼미특수강 창원공장의 봉강.강관부문(현 창원특수강)을 7천1백여억원에 사들였다. 전체 금액 자체도 비싼데다 이 금액중에 삼미측의 포철에 대한기술이전료 1천억원이 포함돼 있다는 것도 의혹대상의 하나. 한보청문회 당시 삼미 시가가 4천억원 정도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논란여지는 충분한 셈.
▲스테인리스제품 판매권 특혜의혹=김영삼전대통령 차남 현철씨 개입설이 끊이지 않았으며 김현철씨가 청문회에 나왔을때 가장 곤혹을 겪은 부분이다. 포철직원들은 "경제청문회등을 감안할때감사원이 뭔가 확실한 건수(?)를 잡기위한 노력을 기울였을 부분"으로 이 건을 꼽았다. 이성호전대호건설 사장이 오너로 알려진 ㄷ사에 '대전이남지역 스테인리스 판매권'을 주는 과정에 현철씨를 비롯한 당시 정치권의 개입 또는 외압여부가 최대의 관심사. 이 부분에는 다른 협력업체선정에도 정치권을 비롯한 외압.관련 임직원들의 개인비리.정실개입여부가 조사되고 있다는 것.▲기밀비전용등 개인비리 의혹=포철에 감사원 감사가 시작되면서 직원들은 한결같이 혀를 내둘렀다. 전반적인 강도가 세기도 했지만 특히 기밀.접대비등에 대한 추궁이 예상외로 치밀하고 방대했기 때문이다. 감사원은 본계열사 임원들의 기밀비등의 일부가 정치권으로 유입됐거나 개인용도사용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는듯하다는게 감사를 받은 본계열사 직원들의 말. 또 납품.협력업체와의유착관계도 이미 조사됐거나 조사가 진행중이다. 감사원은 이미 일부에 대해서는 심증을 굳히고있는듯.
▲기타=포철은 또 서울 포스코센터 상징미술품으로 프랭크스텔라작 철제조형물등 모두 9점의 미술품을 해외에서 3백9만달러를 주고 사들였는데 구매가격 및 배경도 정권인수위 시절부터 의혹의대상이 되고 있다. 이와함께 지난 94년 이후 자회사 통폐합과 협력.하청작업 전문화 과정에서 불거진 특혜시비도 이번에 재차 검증단계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포항.朴靖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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