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아하, 무사히 건넜을까, 이한밤에 남편은 두만강을 탈없이 건넜을까…"시인 김동환의 '국경의밤'에 나오는 한대목이다. 여기서의 남편은 밀수꾼. 그러나 국민가수 김정구가 부른 '눈물 젖은두만강'에 나오는 "…그리운 내님이여/그리운 내님이여/언제나 오려나"에서 '님'은 독립군이다.

이렇게 일제시대 두만강은 우리민족의 애환이 얽힌 곳이었다. 만주벌판이 독립운동의 기지이기도했고 또 일제에 시달리던 우리민족이 고향을 버리고 새로운 삶의 터전을 닦은 곳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눈물 젖은 두만강이 이렇게 국민적 노래가 된 것은 일제시대에는 나라 잃은 민족의 설움을 달래주는 노래여서 그리고 해방이후는 분단의 아픔을 달래주는 민족의 노래였기 때문이었다. 작가 이시우가 두만강가 투먼(圖們)에서 독립군이었던 남편을 면회온 젊은 여인이 남편의 사망소식을 듣고 밤새워 울었다는 애틋한 사연을 듣고 즉석에서 작곡한 노래이다.

그날밤 공연때는 정성월이라는 소녀가 노래를 불렀는데 사연을 들려주며 부르자 온장내가 울음바다가 됐다고 한다. 노래의 사연이 이러한 만큼 38년 발표된 이노래는 43년 민족의식 고취의 불온노래로 찍혀 금지곡이 됐다.

그래서 해방과 동시에 더욱 유명해 지게 된 것이다. 국민가수 김정구는 또 일제시대 일본 공연때 일본에 볼모로 잡혀와 있던 영친왕의 저택에 초청받아 낙화삼천을 부르다 함께 통곡했다는 일화도 있다.

이러한 배경으로 그는 노래 실력으로도 민족과 서민과 애환을 함께한 인격으로도 그는 국민가수이기에 손색이 없었다. 시대환경이 바뀌기는 했지만 생명력이 짧은 오늘의 노래에 비해 그의 노래 생명력이 긴 것은 정말 이런 국민의 애환과 함께 한데서 온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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