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서 두 영화인생의 삶과 열정

영화인생을 그린 두권의 책이 나왔다.

유영길 촬영감독의 '아름다운 인생 유영길'(미컴 펴냄)과 '스크린의 이단아' 로버트 로드리게즈의'독립영화 만들기'(황금가지 펴냄).

'아름다운 인생 유영길'은 지난 1월 16일 '8월의 크리스마스' 기술시사회를 마지막으로 뇌출혈로세상을 떠난 촬영감독 유영길씨를 추모하며 나온 책이다. 제3회 부산국제영화제 '고 유영길 촬영감독 특별전' 기념책자.

영화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도 '유영길'은 생소한 이름이다. 하지만 그의 작품들을 보면 그가 얼마나 우리영화계에 큰 족적을 남겼는지 알수 있다. '장마'(79년) '기쁜 우리 젊은 날'(87년), '개그맨'(88년), '남부군'(90년),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91년), '하얀전쟁'(92년), '화엄경'(93년),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96년), '초록물고기'(97년), '8월의 크리스마스'(98년). 그는 69년 유현목감독의'나도 인간이 되련다'를 시작으로 30여년동안 50여편의 영화를 촬영, 한국 리얼리즘 영상미학의대부로 이름을 날렸다.

한때 영화에 절망을 느끼고 보도기자로 활동하기도 했다. 80년 광주와 부마사태를 전세계에 알린장본인이기도 하다. 80년 후반 배창호 박광수 장선우 이명세와 같은 한국 뉴 웨이브감독들과 만나면서 마지막 영화혼을 불태웠다.

이 책은 30여명의 감독, 제작자, 배우등 그를 기억하는 이들의 인터뷰와 고인의 일기, 촬영일지,평론등을 담고 있다. 그의 죽음을 몇 개월 앞두고 나온 작가 공지영씨의 예언적 단편 소설 '길'도실려 있다. 4백56쪽. 1만2천원.

'독립영화 만들기'는 23세의 영화감독 지망생 로버트 로드리게즈가 단돈 7천달러로 할리우드 흥행사가 된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다.

그가 친구와 형제들을 동원해 만든 7천달러(당시 한화 5백60만원)짜리영화 '엘 마리아치'는 할리우드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저예산이기에는 작품의 완성도가 뛰어났던 것. 시나리오가 탄탄하고 유머스러우면서도 재치가 번득였다. 그는 '포 룸'의 세번째 에피소드를 감독하고, 퀘틴 타란티노가 각본을 쓴 '황혼에서 새벽까지'를 제작,감독,편집하면서 할리우드의 '남(男) 신데렐라'가 됐다.

저예산영화를 만드는 열정과 '엘 마리아치'의 성공담, 로드리게즈의 '십분짜리 영화학교'와 '엘마리아치'의 원작 시나리오가 실려 있다. 십분 영화강의는 인터넷의 로드리게즈 홈 페이지에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다. 4백40쪽. 1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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