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세계화의 두얼굴

교통과 통신의 발달, 그리고 정보화의 가속으로 인해 세계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그래서 오늘날을 '지구촌 시대'·'지구 제국시대'라고 말한다. 날이 갈수록 여러 분야에서 국가간의 경계와 장벽이 허물어져 가고 있다. 무역 및 통상의 장벽 뿐아니라 문화의 장벽, 언어의 장벽도 무너지고있다. 이러한 장벽의 철폐가 지구촌 시대의 전제조건이 됨은 분명하다.

우리도 이제 세계화가 피할 수 없는 시대의 대세임을 모두 인식하게 되었다. 이에따라 세계화의소통수단으로서 '영어'와 '컴퓨터'의 중요성이 강조되었다. 그 중요성에 대해서는 재론의 여지가없다. 그러나 그 방법에는 문제가 많다. '영어'에 대한 문제를 보자.

세계화 표방이후 우리 언론에서는 경쟁적으로 각 지면마다 지면 제목을 'HEALTH','ECONOMIC'하는 식으로 영자 표기를 사용하고 있다. 어차피 기사 내용을 모두 국어로 쓸 바에는 지면 제목만 영어로 표기하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는가. 언젠가부터 우리 사회에서 '미용사'가'헤어 드레서'·'헤어 디자이너'로, '실내 장식가'가 '인테리어 디자이너'·'홈 디스플레이어'로 둔갑하고 말았다. 멀쩡한 우리 말을 두고 영어를 사용하는 것이 세계화 때문일까.이러한 현상의 본질은 영어로 포장된 상품이 더 고급스럽고 세련되어 보인다는 천박한 열등의식에 근거한다. 불필요한 영어 사용으로 우리가 어느날 갑자기 '세계시민'이 되는 것은 아니다. '엽전 콤플렉스'와 진정한 '세계시민'이 되는 길을 분별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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