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MBC'전원일기'·KBS'대추나무…'장수 비결

전원일기, 대추나무 사랑걸렸네 그리고…. 최근 방송사의 대대적인 홍보가 없어도 시청자들의 가슴속에 잔잔히 스며드는 프로그램들이 유난히 돋보인다. 빈번한 출연진 교체, 고무줄 편성, 지나친 홍보, 가벼움과 선정성을 내세운 드라마들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농촌을 소재로 일상생활과 짤막한 에피소드를 엮은 MBC TV '전원일기'(일요일 오전 11시)와 KBS1TV '대추나무 사랑걸렸네'(수요일 오후 7시35분).

김회장과 일용엄마, 일용이와 금동이 등 '전원일기'에 등장하는 소박한 이들의 일상은 농촌현실과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 장수프로그램이란 이유로 빈약한 소재를 핑계삼아 시청자들의 눈을 현혹하는 특출난 소재를 채택하거나 선정적 내용을 내보내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다른 드라마처럼 출연진을 수시로 바꾸거나 짜맞추기식 구성을 남발하지도 않는다. 이웃간의 정이나 가족의 화목함,욕심을 부리지 않는 삶 등이 드라마속에 잘 스며있다. 각박한 도시인들에게 농촌의 소박한 삶과따뜻함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것도 드라마의 인기 비결이다.

황놀부의 작은 아들을 분가시키고, 일부 출연진과 배경을 바꾼 '대추나무 사랑걸렸네'도 완성도높은 에피소드를 매번 색다르고 깔끔하게 엮어내고 있다. 농촌생활속에서 빚어지는 사소한 갈등이나 변화를 적절한 대결구도와 화해분위기를 만들어내면서 항상 '교훈'을 남겨주고 있다. 역시지나친 우연이나 비현실적인 내용을 배제한 채 생활주변의 얘기를 담담하게 그려내 드라마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전원일기'나 '대추나무 사랑걸렸네'와 달리 일부 드라마들은 선정·폭력성을 부각시키거나 지나치게 우연성을 강조하면서 시청률 높이기에 한몫하고 있다. '삼각관계' '불륜' '이혼' '폭력' 등상투적 소재를 빈번히 등장시켜 시청자들을 식상하게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방송사의 대대적 홍보에도 불구하고 시청률이 만족스럽지 못할 경우 발빠르게 종영시키거나 출연진은 물론 대본까지수시로 교체하고 있다. 반면 '보고 또 보고'등 일부 드라마는 시청률이 높다는 이유로 당초 대본을 길게 늘려 구태의연한 '고무줄식' 편성을 일삼고 있다.

〈金炳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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