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갯벌속 보물 조개의 일생 파헤친다

SBS 창사특집 다큐멘터리 '한국의 패류'(연출 윤동혁PD)는 생명체로서의 조개를 찾아 지난 1백20일간 수십차례 막막한 갯벌을 파들어가고 바닷속으로 카메라를 들이댄 작품이다. 7천5백분의영상을 1백분으로 압축 편집했다.

14일 밤 10시 50분 1부 '단단한 조가비가 열리고', 15일 밤 11시 30분 2부 '사라지는 조개를 찾아서'가 각각 방송된다.

그 결과 이 프로는 일반인의 손이 쉽게 닿지 않는 자연속에 사는 형형색색의 조개들을, 그것도시선을 사로잡을 만큼 클로즈업해낸 '자연 교과서'가 됐다.

포항의 바닷가. 수십개의 구멍이 뚫린 기괴한 돌은 조개들의 집이다. 망치로 두드려도 잘 부숴지지 않는 단단한 돌을 돌맛조개는 제 힘으로 파고들었다. 몇몇 구멍에는 조개껍질이 그대로 박혀있다.

북방대합의 체외수정 장면은 장관이다. 수컷의 방정은 담배연기처럼 퍼져나가고 암컷의 방란은지름 0.05㎜의 알들을 뽀얀 물방울처럼 뿜어낸다. 30분 남짓 동안 쏟아진 5천만여개의 알들은 바다를 떠돌다 체외수정으로 유생이 되고 몇 번의 변태를 거쳐 어미와 닮은 새끼조개로 커나간다.외래 조개의 침투는 안타까움을 더한다. 섬진강 재첩이 위기를 맞았다. 중국산 재첩이 섬진강에서 토종 재첩과 교잡해 '혼혈' 재첩이 우성으로 탄생하면 토종 재첩은 점점 사라져갈 수밖에 없다.

'한국의 패류'는 생태계에 대한 보존의식을 일깨워주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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