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새영화-미세스 브라운

64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해가 지지 않는 나라 영국의 어머니로 백성의 신망을 얻었던 빅토리아여왕(1819~1901).

그에게는 '미세스 브라운'이라는 또하나의 이름이 따라다닌 어두운 세월이 있었다.사랑하는 남편 알버트공의 죽음으로 인한 실의와 절망으로 시작된 칩거.

여왕의 비서는 알버트공생전의 가장 충성스런 사냥 시종이었던 스코틀랜드인 존 브라운을 궁으로 다시 불러들여 여왕의심기를 밝게 만들고자 한다.

여왕은 고집스럽고도 솔직한 브라운과 주종관계 이상의 깊은 우정을맺게 되고, 이 스캔들은 여왕에게 '미세스 브라운'이라는 불미스런 별명을 붙여 군주제의존립을위협한다.

제레미 브록 각본·존 매든 감독의 영국영화 '미세스 브라운'은 빅토리아여왕의 감춰진 10년간의깊은 슬픔을 화면속에 들춰낸다. 영화로운 왕실 뒤의 비밀은 광기가 아닌 사랑에 가까운 깊은 우정과 신뢰. 이 영화는 사랑타령의 흔한 로맨스물과 달리 브라운이라는 남성을 무작정 미화하지도않고 여왕의 인간적 강인함을 허물지도 않는다.

의회의 군주제 폐지 논의 등 정치사가 제대로 조명되지 못한 것이 흠이지만, 빅토리아풍의 절제된 시각적 스타일과 음악이 요란한 액션물에 지친 관객들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안겨준다. 올해칸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된 작품. 주디 덴치, 빌리 코놀리 등 출연. (제일극장 상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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