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성구 이경자씨의 이웃사랑

"비록 낳은 자식은 아니지만 정작 헤어지고 나니 여간 마음이 아픈게 아닙

이경자씨(34.여.대구시 수성구 수성1가)는 2년전부터 돌보아오던 정수(15.가명) 집을 지난 달부터더이상 찾지 않는다. 부모없이 외할머니와 단 둘이 사는 정수. 반찬을 만들어주고 난방기름을 사주며 다독여줬지만 정이란 그리 쉽게 뿌리내리는 것은 아닌 모양이다.

"초등학교때는 공부도 잘하더니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조금씩 빗나갔어요. 그런 과정에서 정수가저를 자꾸만 불편하게 여기더군요" 그러면서 성장한 정수가 다시 자신을 찾는 기대를 버리지 않는다. 이씨는 또 소녀가장인 진미(15.여.가명) 남매의 엄마역할도 했었다. 남편이 주는 적은 생활비를 쪼개 이들 어린 가장들의 학비와 밑반찬을 2년여가 넘게 책임져왔다. 맏며느리도 아니면서다리가 아파 거동이 불편한 시어머니를 신혼초부터 줄곧 모셔온 이씨. 지난해에는 수성구청으로부터 '효부상'을 받기도 했다.

이씨는 지난해부터는 대구시 수성구 상동 화성양로원 노인들에 대한 '목욕.빨래봉사'도 시작했다.한 번 갈 때마다 10여명의 할머니들을 거뜬히 씻기는 이씨. 하루 세 끼를 다 챙겨드려야 하는 시어머니때문에 한 달에 한 번밖에 못오는 것을 오히려 미안해한다. 이런 이씨의 가장 큰 후원자는남편 손영복씨(40). 손씨는 매년 4번씩 달성군 가창면 '신일양로원'을 함께 찾는 봉사동료이기도하다.

"착한 아내, 엄마, 그리고 며느리로서의 역할에 충실할 뿐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어려운 일을 한다고 말하지만 이웃이 모두 제 자식이고 부모라고 생각하면 몸이 고되고 제 지갑이 얇아지는 것이 전혀 헛수고만은 아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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