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산불·산사태 흉한 몰골 경주 남산 대책 세우라

지난해 2월 경주 남산의 산불 소식을 듣고 어느 정도인지를 보러 갔었다. 산 정상 부근부터 순환도로를 따라 용장골 일부까지 화마가 할퀴고 간 상처는 너무나도 컸다. 신라 천년의 수도 경주의영산인 남산이 보기흉한 그을음과 타다 남은 나뭇재로 가득했었다.

국립공원이 산불로 인해 소실되었다면, 아니 우리집 뒷산에 불이 났더라도 최대한 빠른 시간에대책을 강구하고 더이상의 피해가 없도록 해야 한다. 산림이 우리에게 주는 이점을 따로 생각하지 않더라도 말이다.

올가을 다시 남산에 갔을때, 태풍 예니가 뿌린 집중호우로 산사태가 큰 계곡마다 일어난 것을 보았다. 용장골 계곡, 칠불암 계곡 등 평상시에 좀 많은 양의 물이 흘러내리던 계곡에는 어김없이산사태가 일어났다.

산사태가 일어난 원인에 대해 생각해 보자. 집중호우로 산이 버티지 못하고 무너져 내린 것은 산불로 인해 산림이 없어져 버렸고, 그로 인해 빗물이 한꺼번에 계곡으로 몰려 내려왔기 때문이다.일단 한번 발생한 산불은 되돌릴 수 없다.

하지만 1년 6개월이 넘도록 그것을 그대로 방치하고 내버려 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아무런조림 대책도 없이, 산사태 방지책도 없이 남산을 그냥 내버려 둔 것이다. 신라 천년의 문화유산이불에 그을리고 산사태로 무너질 위험이 있는데도 그냥 둔 것이다. 산불이 나서 타버린 산은 시간이 지나면 다시 원상태로 복구될 수 있다. 하지만 산사태로 인한 환경·문화적 피해는 원래대로복구할 수 없는 것이다.

남산은 아직까지 산사태가 난 그대로 방치돼 있다.

다시 겨울이다. 산불이 많이 나는 시기이다. 우리 모두 화재 예방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사고대책을 수립해야 하는 관계당국의 열성적인 모습을 기대해 본다.

권성훈(매일신문 인터넷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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