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호적을 떼러 대구시 수성구청 민원실에 들른 정지순씨(70·대구시 수성구 범어2동)는 자신의 이름이 불려지는 순간 "아니, 어떻게 이 사람이 내 이름을?"이라는 생각이 스치면서 젊어지는 기분을 느꼈다.
"하루종일 기분이 좋았어요"
정씨는 한달에 한두번 들르는 수성구청 민원실의 공무원(정철수씨·1회 민원, 복합민원 담당)이자기 이름을 불러주던 순간을 아직도 기억하면서 "아, 세상이 달라지고 있긴 있구나"라는 좋은 느낌을 받았다.
30대 주부 모씨는 자신이 첫애를 출산한 산부인과에 친구들은 절대 가지말라고 말린다. 진통을견디지 못해 옆에 선 간호사에게 "언제쯤 낳을까요"라고 말을 건넸더니 "아줌마, 어디 자장면 배달시켜놓은 줄 알아요"라고 퉁명스레 대답, 어안이 벙벙했기 때문이다. 이 주부는 산모나 아기에게 친절한 병원에서 둘째를 낳을 생각이다.
'친절지수'가 개인·가정·기업의 이미지를 좌우하는 새로운 덕목으로 자리잡으면서 전화 인사말도 시대 흐름에 맞춘 말로 대체되고 있다.
12월1일 오전 컴퓨터·사무용기기 서비스대행업체인 서비스뱅크 영남상황실 고객지원센터에 전화벨이 울리자 김정수씨(28세)가 상냥한 어투로 "열심히 하겠습니다"로 인사를 건넨다.이 업체는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던 단순 인사를 업무 자세가 느껴지는 말로 응접서비스 강도를높였다.
친절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는 것과 때맞추어 한국통신은 대구·경북지역내 25개 기관에전화친절서비스 무료교육을 폈다.
사내 교육에서 시작, 사회적인 캠페인으로 퍼져나간 셈이다.
"친절해야한다는 생각들은 하고 있지만 막상 방법을 모르는 이들에게 그 방법을 교육하고 있다"는 한국통신 대구지역본부 이성현씨(마케팅국)는 "60점대에 불과한 우리나라 친절지수는 더 많이향상돼야한다"며 원하는 곳이면 어디든지 친절지도사원을 파견하겠다고 말한다.대구·경북 지역에서는 대한주물공업·대구대·남구청·상대온천·코리아시스템·흥구석유·영신정공·구미기능대학·대백물산 등에서 친절교육을 받았다.
〈崔美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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