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후 50여년만에 개방된 일본영화가 예상보다 관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지난주말 국내 첫 개봉된 '순수 일본영화 1호'인 '하나-비'(기타노 다케시 감독)는 5, 6일 이틀간대구 만경관에 불과 2천여명의 관객이 드는 등 전국적으로 관객 동원에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한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앞서 지난달 28일 개봉된 박철수 감독의 '가족시네마'는 이보다 더한 냉대를 받았다. 이 영화는 일본 배우들이 출연하고 대사도 일본어로 처리돼 관객들이 어떤 반응을 보낼지 관심을 모았으나, 대구 씨네아시아의 경우 관객이 평일 하루 20~30명(주말 2백여명)에 불과, 극장 개관이래처음으로 하루 2~3회만 영화를 상영하다 1주일만에 막을 내린 것.
국내개봉 일본영화에 대한 젊은층의 호응이 높을 것이라는 당초 예상도 빗나갔다. '하나-비' 등을찾은 관객은 평소 극장에 가지 않지만, 일제시대를 경험했거나 일본영화에 향수를 느끼는 40대후반 중.노년층이 대부분을 차지한 것.
이처럼 호응도가 낮은 일본영화와 달리 한국영화의 열기는 하늘을 찌를 정도다. 박신양 전도연주연의 '약속'(이만희 감독)은 지난 5.6일 대구 만경관의 경우 '하나-비'보다 3배가 넘는 6천5백명의 관객이 들었다. 깡패 두목과 여의사의 운명적인 사랑이야기로 눈물샘을 자극하는 이 영화는지난달 14일 개봉된 이후 대구에서 8만명에 가까운 관객을 동원하는 등 '약속' 신드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 5일 대구극장에서 개봉된 한국영화 '아름다운 시절'(이광모 감독)도 5, 6일 이틀간 '하나-비'보다 많은 3천4백여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대구 만경관의 류영동 총무는 "첫 개방대상 일본영화들이 흥행위주 영화가 아닌데다, 현재 한.일감정이나 미국측의 스크린쿼터제 완화 압력 등 외국영화에 대한 감정이 좋지 못한 분위기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金英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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