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의 남과 북을 생각한다. 남쪽의 이상기류에도 신경이 쓰이고 북의 실상에 대해서도 뭔가감이 좋지 않다. 이런 느낌은 세계적인 이념체계의 혼돈에서 비롯된 것 같기도 하다. 유럽연합(EU) 15개국중 스페인과 아이슬란드를 제외한 13개국이 좌파정권하에 있다.
'제3의 길'은 연구과제
최근엔 베네수엘라도 군사쿠데타 경험이 있는 후보가 좌파노선을 표방하면서 '국민적 지지'를 받아 권좌에 올랐다. 자본주의도 아니고 사회주의도 아닌 '제3의 길'을 모색한다는 하나의 흐름이태동되고 있는 것이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제3의 길은 사실상 양자의 장점만 모으겠다는 것인셈인데, 이런 시도는 예전에도 있었지만 자본주의 대표 국가라는 미국도 가지지 못한 자에 대한사회적 배려로 사회주의적 요소를 가미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긴하나 제3의 길은 여전히연구과제로 남아있다.
이런 정치사적인 경향이 한반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어서 그런지 최근들어 이념의 정체성(正體性)이 혼돈속에 놓여 있다고 보는 것이다. 특히 김대중 정부들어 대북포용정책이 견지됨으로써 자유와 창의를 가치지상으로 여기던 통칭 건전민주주의 수호층들이 혼란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북에서 망명온 골수 공산주의자인 황장엽이 반공주의자인 검사출신 원로변호사와 의형제를 맺는일에서부터 북의 크고 작은 도발이 멈추지 않고 있음에도 금강선 유람선이 북녘땅에 들어가는 현실등을 보고 혼란스럽게 느끼는 사람이 적지 않은 것이다. 북에 대한 식량지원도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더 활성화돼야 한다는 많은 소리들도 어렵게 지켜온 이 나라의 근본을 알고나 하는 말인지 어리둥절한 것이다. 금강산관광길을 트는데 지불하는 9억달러와 관광객들이 내는 입산료가 미사일이 돼서 우리머리로 날아올지 알 수 없다는 걱정들이 많다.
그래도 지금의 포용정책이 옳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60~70%나 된다고 하는 여론 조사결과로 볼때정부의 대북정책은 힘을 얻고 있는 셈이다. 또 각종 여론조사는 인도주의정신에 입각해 북한에식량원조를 계속해야한다는 의견표명도 조사대상자의 70~80%로 나타나 북한이야 미사일을 개발하든 핵시설의혹이 있든말든, 원조받은 식량을 군량미로 돌리든 말든, 우리는 우리가 할일을 하면된다는 뜻인것 같다.
포용정책의 전제조건
여론조사결과대로 잘되려면 전제가 있어야 한다. 첫째는 튼튼한 현장안보태세와 국민전체의 안보의식이 확고해야 한다. 그런데 최근의 잇따른 군의 기강해이는 우려할 사태임이 분명하고 국가보안법위반수감자들이 이법의 폐지를 집단적으로 요구하는 사태까지 일어나고 있다. 더욱 우려되는것은 안보를 걱정하는 보통시민들과 일부식자층의 목소리가 점점 작아지고, 이 목소리에 귀기울이는 분위기가 거의 조성되지 않고 있는 점이다. 이런 현상의 근본원인은 과거정권들이 정권 유지·강화에 안보를 이용해와 이제는 안보소리만 들어도 '또 그말!'이라는 면역증세가 심각하기 때문임은 말할나위도 없다.
두번째는 우리의 내부가 정돈되고 견고해져야하는데 정치상황부터 안개속이다. 그주범(?)이 공동정권의 '내각제'약속때문이라고 하면 지나칠까. 어쨌든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국민들에 이를 약속하고 집권에 성공한 이상 내년초부터 내각제논의를 공론화해야 할 입장이다.
흘려 들어선 안될 안보
결론적으로 말하면 내각제개헌으로 대통령임기의 절반씩 나눠갖겠다는 약속은 국가적 차원에서검토돼야 한다. 2000년 총선을 끝내고 논의해도 늦지않다고 보는 것이다. 경제적으로도 그렇고,북한핵미사일문제도 석연찮고 안보상황전반도 낙관만할 수 없는 형편이 아닌가. 최근 귀순한 북한외교관 김동수씨는 김일성이 죽기전에 "25억달러만 있으면 한번 일을 벌려볼텐데…"라고 말했을 정도로 남한적화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고 증언했다. 김정일은 남한자체의 혼란과 북의 군사력강화로 남쪽을 해방시키는 길만이 북이 살아남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가안위를걱정하는 목소리가 광야에서 홀로 외치는 격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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