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군수사당국 뭘했나

판문점경비병의 북한내통 의혹사건은 공동경비구역 우리측 김훈중위의 사망사건과 맞물려 수사진척에 따라선 일파만파의 중대한 안보상황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사건의 발단이 귀순북한병사의 진술에 의한 것이지만, 진술내용에 대해 군수사당국이 적극적인 수사를 않고 오히려사안자체를 은폐하려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나온 것은 군당국의 현장사정이 어떠했든 참으로 개탄스럽다.

판문점공동경비구역 병사들이 통상적인 북한군 접촉의 범위를 벗어나 구속된 김모중사처럼 몇시간씩 북측구역으로 넘어가 술을 마시고 선물을 받아 돌아오곤 했다는 사실자체를 군수사기관이귀순북한군의 진술이 있기전까지 몰랐다는 것은 군의 근무태세·안보의식에 중대한 문제점으로볼 수밖에 없다.

또 귀순북한병사의 진술을 확보하고도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은것은 어떻게 봐야하나. 더욱이 귀순북한군인에 대해 안기부·국방부등 합동신문조가 우리장병들의 북한내통의혹을 밝혀내고도 쉬쉬해온듯한 인상을 풍기는것은 소대장 김훈중위의 사망사건의 의혹을 증폭시킨 것으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경비구역병사들의 북한군접촉과 김훈중위의 사망과는 어떤 연계성이 있는지를, 이제확연히 밝혀내야한다. 김중위의 자살의혹에 대해 김중위사망직후부터 방대한 자료를 확보한 가족들이 각계에탄원서를 내고 재수사를 요청했지만, 한·미공동수사팀도 권총자살로 결론지었고 국방부도 지난11월 공식발표를 통해 김중위의 사망을 자살로 못박은 바 있다.

그러나 가족들의 탄원을 접수한 국회국방위의 김중위자살 의혹사건 조사소위의 활동은 군당국이이 사건의 초동수사부터 본질을 은폐·축소해왔음을 밝히고 있는 것이다.

김중위가 권위있는 미국 법의학자의 증언처럼 타살가능성이 높다면, 누가 왜 그를 죽였는지를 규명해야 한다. 그것이 공동경비구역에 근무하는 군인전체에 관한 것이든, 안보상황에 관한 민감한내용이든, 샅샅이 수사해 내야한다.

만약 원리·원칙에 충실하려는 육사출신 김중위가 구속된 김중사등의 북한군 내통사실을 인지한것에 대한 증거인멸 차원의 살해인지, 아니면 북한병사의 귀순에 대한 보복차원에서 북한군 또는북한측의 사주를 받은 우리 군인들의 소행인지를 규명해야 한다.

김영삼정부때는 백화점이 내려앉고 여객선이 침몰하고 다리가 무너지는 잇단 재난으로 정부를 비난했던 국민들은 김대중정부들어 군의 기강해이가 극도에 달하고 있는터에 판문점경비병의 북한군접촉과 김중위 사망의혹사건에대한 지난 수사 과정을 보면서 더욱 경악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확실한 수사, 단호한 조치로 국민들의 안보불안을 씻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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