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구속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부소대장 김영훈 중사(28) 등이 북한군을 만난 것은 단순접촉인가 아니면 북한의 특수임무를 부여받은 간첩행위인가.군 합동조사단은 김중사를 비롯해 JSA에서 근무한 전·현역자들을 상대로 군사기밀 누설과 함께특수공작 임무를 부여받았는지 여부에 대해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조사단은 북한이 경비병들에게 술과 담배, 의약품은 물론 1천만원대의 롤렉스 시계까지 선물한것은 단순히 판문점 경비부대에 관한 정보수집용이 아닐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즉, 경비병들이 갖고 있는 정보는 기껏해야 북한도 알고 있는 정전협정 내용과 직속상관 명단, 부대편제 등으로 대남심리 담당부대인 북한 적공조가 총력을 펼쳐가면서까지 확보하려는 정보가치에는 크게 미달한다는 것.
따라서 북한은 경비병들이 현역 복무과정에서 습득한 정보보다는 전역이후 활용가치를 더욱 중시했던 것으로 조사단은 분석하고 있다.
공동경비구역 경비병들은 대부분 명문대 재학생이거나 졸업생들로 전역후 고급정보를 습득할 수있는 분야로 진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북한측은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방법으로 이들을 미리포섭할 필요가 있었을 것으로 조사단은 판단하고있다.
경비병들이 북한측과 대화를 나누거나 선물을 받은 사실이 폭로될 경우 중징계된다는 사실을 잘아는 북한측이 선물공세에 말려든 경비병들에게 언제든지 협박카드를 제시, 특수공작 임무를 맡겼다는 추론도 가능하다.
실제로 국회 진상소위에서 증언한 경비부대 전역자는 "초소근무를 할 때 북한측요구에 응하지 않자 과거에 접촉한 장면을 사진촬영한 자료를 폭로하겠다는 내용의 쪽지를 보내와 제대하는 날까지 고민한 적이 있다"고 진술, 이같은 가능성을 뒷받침했다.
또한 김중위 아버지 김척씨(55·예비역 중장)가 지난 10월26일 김중위의 부대원으로 있다가 전역한 병사들을 상대로 녹취한 증언에도 "북한군은 김중위가 2소대장부임 당시 이미 이름을 알고 있었고 신병이름도 먼저 알고 부르기까지 했다"는 진술이 나온 점도 남측에서 적극적으로 정보를제공했다는 의혹을 짙게 하는 대목이다.
다시 말해 김중사 등이 북한군 초소를 드나들며 단순한 '친구 사이'를 넘어 상관과 부대원의 인적사항을 북한군에게 수시로 넘겨주는 '적과의 내통행위'를 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결정적 근거인 셈이다.
이에 따라 군 조사단은 공동경비구역내 현역 장병의 군사기밀 누설부분은 물론, 전역자들의 간첩혐의에 대해서도 집중 조사중이다.
군 고위관계자는 "공동경비구역 출신의 상당수 전역자가 북한에 포섭돼 남한내 고정간첩과 수시로 접촉하며 국가기밀을 넘겨주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만큼 안기부와 공조, 이 부분에 대해서도 정밀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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