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랑의 매도 못드는 교단

상당수 교사들은 난장판 같은 교실, 교사에게 대드는 학생, 복도에 가래침을 뱉어도 나무라지도못하는 현실을 두고 '교육이 황폐화 됐다'고 얘기하고 있다.

학생을 지도하려 해도 체벌교사, 폭력교사로 몰리는 것이 싫어 외면하기 일쑤. 늘어나는 무단결석, 비행 학생을 지도하려 들었다가는 학생과 학부모에게 봉변을 당하기 십상이다. 여중생까지 대거 흡연을 하는 등 문제가 심각하지만 이제 흡연학생은 문제아에 아예 포함되지도 않는다.서울 강남의 한 여학교에서 체벌교사가 수업중 학생의 112신고로 경찰에 연행되는 사건이 일어난데 대해 지역 교원들은 "사회가 교권을 무시한데 따른 당연한 귀결"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대구 ㄱ여고 경우 지난 9월 학생 체벌 사실이 바깥에 알려져 문제가 돼 홍역을 치른 이후 교사들에게 '사랑의 매'조차 금지시켰다.

김모 교감은 "학생·학부모들이 원치 않는데 비난을 감수하면서 학생을 지도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모 교사는 "수업시간에 학생들을 통제하기 힘들다"며 "열린교육도 좋지만 어딘가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교사의 권위는 교무실에서조차 찾아 보기 힘들 지경이다. ㄷ여중 교사들에 따르면 일부 학생들은교무실에 불려와도 떠들고 장난치며 제멋대로 행동한다는 것.

ㄱ여중 정모 교사는 최근 검은색 옷차림으로 교실에 들어갔다 봉변을 당했다. 한 학생이 거침없이 '깡패같다'는 말을 내뱉었던 것 이다.

ㄷ중 김모 교사는 "학생들에게 담배를 피우지 말라고 하면 '피운지 오래돼 끊기 어렵다'는 말대꾸를 듣는다"며 어이없어해 했다.

대구 남부교육청 한 장학사는 "요즘 학교의 모습을 보면 장래가 걱정된다"며 "체벌, 촌지 등 일부교사가 문제가 있다고 사회가 전체 교사를 매도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崔在王·金敎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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