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쇼팽콩쿠르와 열성일본인들

세계3대 피아노 콩쿠르를 꼽으라면 퀸 엘리자베스, 차이코프스키, 쇼팽 콩쿠르등을 들 수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세계적인 권위와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피아노 콩쿠르로는 폴리니, 당타이손, 짐머반, 아르게리히등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들을 배출한 쇼팽 콩쿠르일 것이다. 1927년에 처음 개최되어 매 5년마다 열리는 이 콩쿠르는 전 세계에서 엄격한 지역예선을 거친 백수십여명의 참가자들로 이루어진다.

약 3주간의 콩쿠르기간에 주요 TV방송에서 직접 콩쿠르 연주실황을 중계하는등 전국적인 축제가되고 있는 것을 보면 실로 문화를 즐기고 창조할줄 아는 민족이란 것을 느끼게 된다. 한국인들도12, 13회 대회에 참가하였지만 예선 탈락이라는 높은 문턱만을 체험해야 했다.

한편 쇼팽 콩쿠르에 쏟는 일본인들의 열정은 대단하다. 매 콩쿠르 2년전부터 소팽음악원으로 참가자들을 보내어 콩쿠르 특별프로그램을 통해 우승자를 배출하려는 모습, 콩쿠르대회시 전세기로방문하여 일류 호텔에 머무르면서 자국의 참가자들을 응원하는 모습, 또한 지난 94년에는 일본국왕의 왕세자가 직접 쇼팽음악원을 방문하여 야마하 그랜드 피아노 20여대를 기증하면서 은근히심사위원들에게 어드밴티지를 바라는 등의 모습을 볼때 실로 많은 부러움을 느끼게 한다.

이런많은 투자와 노력은 그들이 야만인이 아닌 문화인의 모습으로 전 세계에 비춰지기를 음악콩쿠르등을 통하여 바라는 때문이다.

얼마전에 IMF경제난으로 인해 모 신문사에서 주최한 국내 최초의 국제 피아노 콩쿠르가 제 1회를 시작하자마자 폐지키로 결정했다는 소식을 접한 바가 있다. 역사의 한 장을 펼치는 순간에 안타까운 일이며 이는 우리 스스로 역사를 만들어 나가는 일에 너무 소홀히 하고 있다는 느낌을 가지게 한다. 역사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계명대 음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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